세포막 신호전달 이상 감지…맞춤형 신약 개발 실마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단백질과 세포막의 상호작용 원리가 규명돼 신약 개발에 대한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한·미 공동 연구팀은 인체 내 단백질과 세포막의 상호작용 원리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단백질 형광표지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세포막의 신호전달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형광표지 기술이란 형광(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해 다른 파장의 빛을 내는 것)을 내는 물질을 표적이 되는 대상 물질에 결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백질을 형광표지하고 이미징하는 기술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 신호 전달이나 세포 내 물질 수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세포막의 상호작용 방식을 연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존 형광표지 기술은 단백질의 기능을 크게 손상시키거나 원하지 않는 위치에도 형광이 표지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하는 위치에 보다 정확하게 형광을 표지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우선 안구의 빛 흡수와 관련한 단백질인 지질체가 결합된(myristoylated) '리커버린'의 세포막 결합 부위 등에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사용해 클릭화학 반응성을 가진 비천연아미노산을 도입했습니다. 이 후 클릭화학 반응성을 가진 형광체를 비천연아미노산이 도입된 위치에만 결합해 형광표지 후에도 단백질(리커버린)의 기능이 그대로 유지됨을 확인했습니다. 형광표지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클릭화학 반응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성질을 갖는 분자를 만들기 위해 실험자가 원하는 특정 성질의 분자들을 결합시키는 반응을 일컫습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발한 위치 선택적 형광표지 기술로 리커버린(단백질)이 칼슘이온 농도 변화에 따라 세포막에 결합하거나 분리되는 '막결합 스위치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권인찬 교수와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생물리학과 루카스 탐(Lukas Tamm) 교수(이상 공동 교신저자)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9월8일자(논문명 : Site-specific fluorescent labeling to visualize membrane tranlocation of a myristoyl switch protein)에 실렸습니다.
권인찬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형광표지 기술은 단백질이 세포막이나 다른 생체 분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세포막의 신호전달이 관계된 질병의 원인을 이해하거나 새로운 신약 개발을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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