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슈추적]'콜레라 습격'…"네 놈은 어디서 왔니?"

시계아이콘02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특정 오염원 못찾아 공포 확산

[이슈추적]'콜레라 습격'…"네 놈은 어디서 왔니?"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콜레라 'O1'.[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
AD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에서 콜레라가 15년 만에 발생했다. 거제와 부산에서 콜레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병 공포와 함께 졸지에 콜레라로 큰 타격을 입은 이들이 있다. 횟집과 초밥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1~3번째 콜레라 환자는 거제지역에서 해산물을 먹은 뒤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발표했다. 부산지역에서 확인된 네 번째 환자는 한 식당에서 초밥을 먹은 이후 설사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횟집과 초밥집이 직격탄을 맞았다.

거제지역에는 현재 300여 곳의 횟집이 있다. 콜레라 후폭풍이 거세다. 거제시청의 한 관계자는 "손님이 없어 횟집의 80%가 문을 닫은 상태나 마찬가지"라며 "정확한 수치는 아직 파악되지 못했는데 이번 콜레라 사태로 약 100억 원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제지역에 있는 한 콘도의 경우 평일에도 예약률이 100%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콜레라 사태이후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 관광객이 그만큼 줄었다는 거다. 이 관계자는 "거제하면 '바다와 회'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콜레라 사태로 완전히 무너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급기야 "거제 해산물은 안전하다"며 설득하기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 또한 잦은 민원과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횟집 등에 본의 아니게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콜레라로 직격탄을 맞은 식당 주인들이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수많은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며 "항의 전화에 위로의 말을 전하는데 이제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거제의 662곳 지점에서 해수를 검사했다. 8일 거제시 대계항 해수에서 콜레라 균이 검출됐다. 662곳을 조사했는데 고작 한 곳에서, 그것도 적은 양의 콜레라 균이 나왔다. 1~3번째 환자가 대계항의 해수로 감염된 것인지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 해외감염이 확실시되는 네 번째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필리핀에서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7차 유행까지 이어졌던 콜레라=콜레라는 19세기 이후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한 감염병이다. 지금까지 총 일곱 차례 세계적 유행이 있었다. 1816년에서 1826년까지 1차 유행을 시작으로 ▲2차(1829~1851년) ▲3차(1852~1860년) ▲4차(1863~1875) ▲5차(1881~1896) ▲6차(1899~1923) ▲7차(1961~1975)의 대유행을 거쳤다.


1961년에는 아시아를 시작으로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까지 전파됐다. 1991년 콜레라 유행으로 남아메리카 10개국에서 39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1997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14만7000명 이상이 보고됐다. 아직 콜레라는 끝나지 않았다. 2013년에 전 세계 47개국에서 사망자 2012명을 포함해 12만9064명이 보고됐다.


우리나라도 1980년(145명), 1991년(113명), 1995년(68명)에 콜레라 유행이 있었다.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 유행이 일면서 162명(확진환자 142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2003년 이후 해외유입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2001년 이후 15년 만에 국내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것이다.


◆콜레라는 무엇=콜레라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이중 콜레라 독소를 발현하는 균체 항원형은 O1, O27, O37, O139 네 가지가 있다. 특히 O1과 O139형은 집단 유행을 일으킨다. 여기에 O1과 O139형은 물속에서 장시간 생존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발생한 1~3번째 환자가 이 유형에 속했다. 전파경로는 다양하다. 선진국의 경우 어패류 등의 해산물 식품매개로 전파된다. 개발도상국가의 경우 콜레라균에 감염된 사람의 분변처리가 잘 되지 않아 수로, 지하수, 식수 등이 오염돼 주변 사람들에게 옮기는 경우가 많다. 아주 드물게는 환자 또는 병원체보유자의 대변이나 구토물과 직접 접촉해 감염이 일어난다.


잠복기는 6시간~5일 정도인데 평균 2~3일로 보고 있다. 콜레라에 감염되면 무증상이 많다. 증세가 심한 경우는 5~10% 정도이다. 10명중 1명 정도가 콜레라 감염으로 고통을 받는 셈이다. 복통 없이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끔 구토를 하고 탈수, 저혈량성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열은 없고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난다.


◆올해 발생한 국내 콜레라 원인은=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1~3번째 콜레라 환자는 거제지역의 해산물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염된 해수가 '콜레라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부산에서 확인된 네 번째 환자는 1~3번째 환자와 유전자형이 달랐다. 필리핀에서 발생한 콜레라와 99% 유전자형이 일치했다. 콜레라 발병직전 여행경험이 있어 필리핀에서 감염된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문제는 아직 특정 오염원을 지목하지 못하는데 있다.


조은희 과장은 "현재 거제 지역곳곳의 해수를 검사하고 있다"며 "넓은 바다에서 오염원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계항에서 채취한 해수에서 콜레라 균이 발견됐는데 전체 바다가 오염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첫 환자(남, 59세)가 발생한 이후 25일 두 번째 환자(여, 73세), 30일 세 번째 환자(남, 64세)가 발생했다. 1~3번째 환자의 유전자지문감식 결과 같은 형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산에서 네 번째 환자(남, 46세)가 지난 3일 확인됐다. 네 번째 환자의 콜레라 유전자지문을 분석한 결과 1~3번째 환자와 달랐다.

조은희 과장은 "정확한 역학조사와 신속한 정보 전파로 콜레라에 대한 공포심을 줄이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조만간 이번 콜레라에 대한 종합적 질문과 답변(Q&A)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