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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예산? 나라살림 더 팍팍해졌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내년 사상 첫 400조원대 예산안 확정

성장률 물가 감안하면 긴축
SOC·산업 투자 줄고
복지엔 130조 갈수록 증가


국가채무 GDP 40% 육박
세입도 지나친 낙관론

슈퍼예산? 나라살림 더 팍팍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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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내년 사상 첫 '400조원'대 예산안을 확정했지만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일자리와 경제 부양이라는 목표 아래 '최대한 확장적' 예산을 편성했다는 정부의 설명이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아 현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기대는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30일 공개한 2017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총지출은 400조7000억원으로 올해 예산 386조4000억원보다 3.7% 증가했다. 그러나 1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하면 고작 4조원 남짓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추경을 제외한 총지출 증가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0년(2.9%), 2016년(3.0%)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긴축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정부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부분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도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면서도 “올해보다 재정 건전성도 좀 더 고려했다”며 사실상 긴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세 번이나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국가부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커진 상황이다. 2011년 4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는 올해 637조원으로 예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39.3%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복지예산을 포함해 정부의 씀씀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년 예산 가운데 복지 분야가 130조원으로 올 예산보다 5.3%나 증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자리 분야에만 올해보다 10.7%가 늘어난 17조5000억원이 쓰이는데, 청년일자리 예산도 2조7000억원으로 15%가 증가했다.


정부 예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는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교부금이 내년에 각각 41조원, 46조원에 달한다. 교육과 국방예산도 56조4000억원, 40조3000억원으로 각각 6.1%, 4.0% 늘어났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은 21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2%나 줄어든다. 이미 도로, 철도 등이 많이 구축됐고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보다 진행사업 마무리와 안전 확충 등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산업과 외교·통일 분야 예산도 각각 2.0%, 1.5% 감소했다. 에너지효율화(ESCO) 사업 등 에너지 분야 지원이 줄어들었으며 남북협력기금과 남북경제협력사업 예산도 제외됐다.


세입에 대한 낙천적인 전망과 국가채무 관리에 대한 안일한 시각을 내놨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세입은 올해 추경안보다 9조원 늘어난 241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주요업종 구조조정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비해 낙관적인 예측이라는 지적이다.


또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국가채무를 2020년까지 40.7%로 관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차기 정부에서 확장적 재정을 펼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김상헌 서울대 교수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민심 잡기용 정책을 쏟아내면 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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