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시장 규모 2010년 3조3500억원에서 2013년 6조5500억원.
아웃도어 시대 2014년 기점으로 성장 둔화.
사업을 접는 브랜드도 속속 등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황금알을 낳는 거위'. 패션업계에서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웃도어 시장을 이렇게 불렀다. '등골 브레이커'(부모 등골 휘게 할 만큼 비싼 제품)로 불릴 정도로 패딩 점퍼가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18일 삼성패션연구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0년 3조3500억원에서 2012년 5조5170억원, 2013년 6조5500억원 등 매년 1조원 이상 커졌다. 성장이 둔화된 패션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아웃도어 시장만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대다수 패션업체가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했다.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가거나 골프를 칠 때도 아웃도어브랜드 의류를 입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는 100여개를 훌쩍 넘겼다.
'빅5' 아웃도어 브랜드 연간 매출액은 7000억~8000억원대로 늘어났고, 직원들에게 수천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캐몽'(캐나다구스+몽클레르)이라 불리는 고가 브랜드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해외 브랜드도 앞다퉈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실제 3~4년 전만 해도 백화점 상품기획자 가운데 아웃도어 담당자의 승진이 가장 빠를 정도로 전체 매장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대는 2014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전년(7조4000억원)보다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보다 5.9% 줄었다. 2013년 15.6% 성장한 이후 2014년에는 1.8%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 빅3 아웃도어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등의 매출은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이 5017억원에 그쳤으며, K2는 8.6% 줄어든 3667억원을 기록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어든데다가 신생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의 난립으로 가격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브랜드는 재고 떨이를 위해 가격 할인 이벤트도 매달 진행하고 있다.
아웃도어에서 성장성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본 업체들은 브랜드를 접기도 했다. 지난해 후발업체인 살로몬과 휠라아웃도어 등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올해는 패션그룹형지의 노스케이프와 LS네트웍스의 잭울푸스킨 등이 철수했다.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에서도 의류 매출의 간판격이었던 아웃도어 매장을 축소하거나 내보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의 경우, 인력도 감원했다.
아웃도어브랜드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분위기는 생존경쟁에서 버티기만 해도 성공한 것"이라며 "백화점과 브랜드 간 재계약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앞으로 아웃도어브랜드 퇴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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