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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 기업리스트가 돌고 있다" 비공개 구조조정의 명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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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 지라시' 시장혼란도 커져…공개해도 구조조정 차질·여신회수 신용공황 등 부작용 있어

C·D등급 구체적 리스트 떠돌아…금감원 측 "사실무근"
공개됐을 당시엔 주식투매·어음할인중단으로 '또다른 불안' 생겨

"32개 기업리스트가 돌고 있다" 비공개 구조조정의 명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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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 이자보상배율 2년 연속 1 미만 건설사
◇◇◇◇◇ :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 전자기업
○○○○ : 2014년 법정관리 졸업했지만 적자 지속 중견기업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대기업 신용평가에서 C, D등급에 포함된 기업 수를 발표한 직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에 떠돌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리스트'의 일부다. 처음에는 금감원의 발표를 기반으로 업종별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숫자를 중심으로 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업데이트 돼 지금은 후보군 32개 기업명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리스트의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메신저를 타고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시장의 혼돈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금감원이 구조조정 대상기업을 비공개에 부치면서 오히려 잘못된 시장정보가 오가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리스트 SNS상 떠돌아=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32개 기업을 발표한 직후 확인되지 않은 C, D등급 리스트가 떠돌고 있다. 일부 금융사 직원과 투자자들은 '32개 기업 리스트'를 갖고 있느냐며 이를 수소문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떤 업체가 금감원의 구조조정대상기업을 골라내는 기준을 알아내 리스트가 오간다는 얘기가 있어 이를 갖고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출처가 불명확한 잘못된 정보였다. 금감원은 지난 7일 구조조정 기업을 발표할 당시 매출 500억원 이상 기업 1973곳 중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년 연속 마이너스거나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조선 등 일부 업종은 2년연속)인 기업을 세부평가 대상으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시장에선 즉각 두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공시를 통해 추려내면 총 32개사로 좁혀진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금감원은 이 두가지 조건에 맞는 기업을 602개 추려낸 다음 여기서 경영진의 경영능력이나 산업전반의 리스크를 포함한 심층평가를 해 32개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해당 리스트를 접한 금감원 담당자는 "몇년전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던 기업도 포함돼 있는 걸 봤다"면서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용공황ㆍ주식투매' 구조조정 명단 공개 당시 혼란 커…비공개 이유= 이러한 시장의 혼란 탓에 금감원은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때마다 기업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시장의 압박이 받아왔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투자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키우고 잘못된 정보가 알려지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이 처음부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이름을 비공개로 한 것은 아니다. 2009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때까지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명이 공개됐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는 구조조정 대상기업 50~60개사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큰 파문을 불러오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선 부실기업에 대해 무더기 투매사태가 빚어지면서 코스피가 급락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 직원들은 실직에 대한 두려움에 동요가 심했다. 해당 기업의 발행 어음 할인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자금경색도 심했고 무더기 대출회수로 인해 '신용공황'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2010년부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경우 주주나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많지 않아 기업명을 밝힐 명분이 부족하고, 상장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공시를 통해 어차피 시장에 알려진다"면서 "C,D등급을 맞는다고 해서 기업이 바로 도산하는 것이 아닌데 시장에 미리 알려지면 상거래 채권이 끊기거나 은행들의 무분별한 여신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신용위험평가의 취지는 '살생부나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생절차를 통해 살릴수 있는 기업을 살리자는 것"이라면서 "다년간 신용위험평가 절차를 통해 기업명은 밝히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도 "한계상황에 있는 기업을 공개함으로 인해 생길수 있는 부작용을 감안해 비공개로 하는게 타당하다"면서도 "사후적으로 금감원의 구조조정 기업 선정 조건을 공개해 정보의 비대칭성은 완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오히려 시장불확실성 높인다는 지적도= 하지만 비공개 발표 자체가 시장의 불안심리를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오히려 정보를 비공개하게되면 구조조정대상 기업에 대한 낙인효과가 강화된다"면서 "은폐하려고 해도 결국 소수의 사람은 알게되고 모르는 사람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이 생겨나게 되고 시장 플레이어들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해서는 발을 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로서 투자자들은 C, D등급에 들어간 기업의 경우 상장사에 한해서는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 거래소에 따르면 워크아웃의 경우 수시공시 의무사항으로 워크아웃 신청 시점에 공시를 해야한다. 법정관리의 경우 기업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시점에 공시가 되며 이와 함께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거래정지는 풀리지만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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