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나주석 기자]지난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0.7%)을 이끌었던 수출과 민간소비 모두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부문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가 0.4%, 수출도 0.4%를 차지했다. 반면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는 0%였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전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의미다. 산업별로 보더라도 제조업 성장률이 1분기 -0.2%에서 2분기 1.3%로 돌아섰고 서비스업은 전기 수준(0.5%) 성장했다.
그러나 당장 7월들어 수출 감소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고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이 기대되는 추가경정예산의 집행에 따른 기대효과를 연내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
◆산소호흡기 재착용해야 할 수출=정부는 하반기부터 세계경제 교역량이 늘고 주력 제품의 단가가 회복되면서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달간 눈에 띄게 낙폭을 줄여가던 우리 수출은 지난달 10%대 감소세를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조업일수 감소와 선박 수출 부진, 자동차 업계 파업, 석유화학 정기보수 등 단기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반등모멘텀을 기대해왔던 우리 경제로선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7월 수출 물량은 전년보다 1.6% 줄었고 수출 단가도 8.8% 감소했다. 수출단가는 전월 2% 증가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원화기준 수출도 7월 들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끊고 10.2% 감소했다. 이는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수출품목중 컴퓨터(39.1%)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선박 부문은 일부 선박의 인도시기가 연기되면서 지난해보다 수출이 42.5%나 급락했다. 자동차 수출도 업계 파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14.6% 줄었고 철강도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11.1%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7.6% 늘어나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인도는 -10.1%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수출도 -14.3%로 전월(-7.0%)보다 악화됐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월에는 어렵겠지만 8월 이후부터 하반기 전체로 보면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추경, 빛 좋은 개살구 되나=정부는 추경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이 각각 0.1∼0.2%포인트 늘어나고 일자리 역시 6만8000개가량 늘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경 예산안을 분석에 따르면 추경의 성과는 추경 집행의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이 3분기에 모두 집행될 경우 성장률과 고용에서 높은 효과가 발생하지만,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나눠 집행됐을 때에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추경 집행성과에 따라 성장률 제고 및 고용창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추경집행의 적시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추경안 곳곳에는 예산이 집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는 사업들이 포함됐다. 예정처는 '201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43개 사업에 대한 예산안을 분석했는데 이 가운데 13개 사업에 대해 연내 집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각종 신규 선박 건조사업 외에도 ICT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사업, 국가어항(國家漁港), 조선업 구조개선 펀드, 하수관거 정비사업 등의 경우 연내 예산을 다 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뿐만 아니라 추경 세출의 30%(2조8000억원)를 차지하는 구조조정을 위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출자와 융자지출사업의 경우에도 문제점이 제기됐다.
구조조정을 위한 출자의 경우 구조조정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계획에 근거하지 않고 출자된 자금은 즉각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고 향후 집행 여부 역시 예상하기 어렵다. 융자지출의 경우에도 성장률 제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융자지출사업의 경우 민간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실제 자금 수요자에 대한 대출로 이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정처는 융자지출사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융자 절차 간소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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