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27일에도 파업하면서 현대차와 현대차 협력사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는 이날 1ㆍ2조 10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1조 근무자 1만5000여 명이 오전 11시 30분부터 4시간, 2조 1만3000여 명은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각각 파업한다. 노조는 앞서 19∼22일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기간 생산차질은 1만1600대, 2500억원으로 회사는 집계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임단협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위한 대화를 시작한 이후 두달도 안돼 지난 5일 노조가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에 들어간 바 있다. 노사는 지난 21일 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사는 휴가 기간에도 실무교섭을 계속하고, 이견이 좁혀지면 휴가 직후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참석하는 본교섭을 다시 연다.
하지만 노조가 언제든 파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현대차 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는 울산ㆍ경주지역 40여 개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3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이 모기업 노조의 파업 때문에 발생하는피해규모는 현대차 생산차질액의 65∼70%로 추산한다. 최근 나흘 동안 현대차의 생산차질 규모가 2500억원이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생산차질액은 1500억원이 넘는다. 2ㆍ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아진다.
현대기아차협력사협의회는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은 부품 협력사에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한다"며 "협력사 직원들이 모기업 파업 때문에 일손을 놓을 수도 있다.가뜩이나 낮은 급여가 더 줄어 경제적 타격과 심리적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노조는 파업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는 상황에서 대내외 소통도 차단하고 나섰다. 현대차노조는 전날 노조 홈페이지를 개편해 그동안 일반회원에도 공개한 단체협약,자료실, 투쟁속보 등도 모두 조합원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노조는 "제약없는 이용으로 인해 합의서의 외부유출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용에 제한을 두도록 했다"고 말했다. 평상시에 조합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이뤄져온 자유게시판도 임단협 타결 전까지 잠정 폐쇄했다. 현대차노조는 과거에도 쟁의행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자유게시판의 사용을 금지했는데 노조집행부에 대한 내부비판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지난 2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총파업에 맞춰 사내 각 사업장에서 불법 파업을 벌인 혐의(업무방해 등)로 김성락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6명을 지난 25일 경찰에 고소했다.이들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2일 경기 광명 소하리와 화성, 광주 등 각 사업장에서 4시간씩 불법 파업을 강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기아차는 당시 파업으로 1300여대(280여억원 상당)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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