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내 거주하는 외국인은 6만7000여 명. 전체 구민의 17%를 넘어...다문화 전담조직, 다문화지원과 신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사진)이 다문화 가정 전담조직인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하는 등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을 위한 행정을 펼쳐 눈길을 모으고 있다.
현재 영등포구 내 거주하는 외국인은 6만7000여 명. 전체 구민의 17%를 넘었다. 다문화 가정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7500여 세대에 달하며, 취학중인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1000여 명에 이른다.
그 동안 외국인?다문화 가족이 대폭 늘어난데 비해 전담 인력은 그에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이주민들이 언어를 비롯해, 경제적 빈곤, 자녀양육 등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서남권글로벌센터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어를 비롯해 컴퓨터, 운전면허 등의 교육지원사업과 전통문화?요리체험, 결혼이민자 고국방문사업, 노무 및 가정폭력 상담 등을 진행했다.
이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사회참여율을 높이고 2세들을 위한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그래서 우선 이런 업무를 수행할 전담조직,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했다. 다문화지원과는 다문화정책팀과 다문화지원팀, 외국인지원팀 등 3개 팀 13명으로 구성했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의 교육과 취업을 비롯해 지역사회 적응 등 업무를 맡는다.
조 구청장은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정책도 더욱 세밀하고 다양해 져야 한다. 원활한 국내 정착과 사회 참여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내·외국인이 모두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영등포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한다.
용역은 남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맡아 7월부터 9월까지 전체 다문화가구의 5.8%인 300가구에 대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조사 내용은 개인현황과 경제활동, 자녀양육, 가정생활 등 생활 전반을 망라하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영등포구의 현실에 맞는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그 동안 참여를 꺼려하던 외국인들도 정주의식을 갖고 내 고장을 돌보기 위해 자율방범대나 봉사단체를 만들어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기도 한다.
이들이 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소통의 공간을 늘리겠다. 지난해 시비 20여억 원을 들여 만든 주민공동이용시설은 현재 운영을 위한 주민단체를 구성 중이며, 외국인 아동을 비롯해 청소년과 어르신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드림 복합문화시설’도 건립할 예정이다.
2015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양육과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3.2%에 이른다. 초기 정착 단계에서 자녀교육에까지 신경을 쓸 틈이 없어 그런 것 같다.
영등포구의 경우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은 대림?신길동 지역의 중학생의 경우 다른 지역의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보통학력 이상은 19.2%가 적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8%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시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응모, 우선지구형으로 선정됐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학력신장과 일반가정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을 통해 ‘한 아이도 빠짐없이 모두가 함께 가는 마을과 학교’를 만들겠다.
우선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력신장과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드림투게더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12개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학습코칭과 멘토링 지원 등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올리겠다.
또 다문화 축제와 부모교육, 인식개선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종합심리검사와 개별 상담을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시키겠다.
특히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2개 초등학교에는 다문화 가정과 일반 가정 학생들이 음악을 매개로 어울릴 수 있는 올리(ALL 利)합창단을 운영한다. 함께 모여 공동체 활동을 함으로써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더 이상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의 문제를 ‘방 안의 코끼리’처럼 지켜봐서는 안 된다. 이미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통해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영등포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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