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2019년까지 복합쇼핑몰 건립…인접한 부평구 상권 위축, 교통체증에 지자체·상인회 반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경기도 부천시의 영상문화산업단지 내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이 지역 골목상권 위협을 넘어 인근 인천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칫 지자체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음달 부천시와 신세계간 부지 매매계약이 이뤄지면 이 문제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부천시는 영상문화단지(원미구 상동) 38만2743㎡를 1, 2단계로 나눠 문화·만화·관광·쇼핑·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융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추진될 1단계 사업은 22만340㎡에 공공문화단지(4만2300㎡), 문화·쇼핑·호텔 등 상업단지(7만6000㎡), 스마트산업단지(4만9000㎡), 수변공원·도로 등 공용시설(5만3000㎡)을 만든다
이 가운데 상업단지는 지난해 10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컨소시엄이 부지를 매입해 2019년 말까지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백화점, 워터랜드, 멀티플렉스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짓는다.
시는 다음달 께 신세계측과 사업협약·상업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영상단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의 절차를 마친 뒤 내년 6월께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인천·부천 중소상인연합회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영세 중소사업자 몰락과 교통체증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가뜩이나 상동 세이브존과 홈플러스 주변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인근에 또 대형마트와 전문음식점 등이 들어서면 주변상권은 완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천시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도 같은 이유와 함께 시민 의견 수렴 부족을 근거로 복합쇼핑몰 건립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천시는 오히려 상권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며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부천지역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인접한 인천의 상권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영상단지 부지는 인천 부평구와 인접해있다.
부평구 삼산시장은 복합쇼핑몰 입점 예정지 경계로부터 겨우 800m거리에 있고 부평지하도상가는 직선거리로 2.7㎞, 부평문화의거리는 2.3㎞, 부평전통시장은 2.2㎞에 불과해 복합쇼핑몰단지가 들어설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복합쇼핑몰이 인접한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 나들목은 부천시와 부평구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평소에도 상습정체를 빚고 있다. 쇼핑몰 입점으로 교통체증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대기오염, 미세먼지 유발로 인근 아파트의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부평구는 최근 홍미영 구청장과 시민단체·상인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세계 복합쇼핑몰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홍 구청장은 "신세계 쇼핑몰이 우리 지역 경제에 나쁜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구의회·상인연합회 등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지역 정치권에선 부천시가 복합쇼핑몰 건립으로 부평구에 미칠 상권영향평가 등의 조사나 협의과정이 전혀 없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부천시는 지금까지의 추진과정을 백지화하고 부평구를 비롯한 인접 지자체와 영상단지 부지 개발사업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복합쇼핑몰의 영향권인 반경 15㎞내에 강화도를 제외한 인천 지역 대부분이 포함된 만큼 인천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다음 달 신세계측이 부지매입 계약을 하면 복합쇼핑몰 사업자로서 지위를 갖게 된 만큼 부천과 인천지역 상인들과 상생협의를 본격화 할 것"이라며 "부천시도 관련법에 따라 부평구 등 인접 지자체와 논의해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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