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면세점,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 갈수록 급증
백화점과 호텔도 요우커 지갑열기에 따라 매출 출렁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국내 유통업계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發) 악재가 터질 경우 이들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으로 요우커 방한이 급감했을 당시 면세점업계를 비롯, 백화점과 호텔 등 유통업체가 노심초사한 것도 이때문이다.
14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소공동 본점 등 서울 시내 롯데면세점 기준으로 요우커 구매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로도 요우커의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4년 59%, 2015년 62%, 올해 상반기 70%까지 올라섰다.
신라면세점도 중국인 비중이 가파르지 않지만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부터 60~65% 대 정도를 이어왔고, 올해 들어서 65%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공항을 제외한 시내면세점만 별도로 볼 경우 최근 80% 까지 상승했다.
백화점도 요우커가 없으면 장사가 안될 정도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침체로 대규모 할인전에도 불구 내국인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요우커들의 구매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요우커 매출 증가율은 60.7%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메르스 등의 영향을 고려해도 큰 폭의 성장세다. 중국인들은 이 기간 주로 백화점에서 선글라스, 설화수 등 화장품, 라인프렌즈 캐릭터 상품들을 쇼핑리스트에 담았다.
백화점들이 중국의 명절인 노동절이나 국경절 등 요우커들이 대거 방한하는 시기에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ㆍ갤러리아백화점은 큰손인 중국 VIP 고객를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객층을 세분화해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업체들도 요우커는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의 경우 객실 10개 중 2개는 요우커들이 묶고 있으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연평균 전체 투숙객의 4분의1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비즈니스호텔들도 대다수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012년 시행한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새로 지어진 호텔 수만 150개, 객실 1만8000여개에 달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뿐만 아니라 호텔도 중국인 관광객이 중요한 고객층이 됐다"며 "과거 일본인이 VIP 대접을 받았다면 이제는 중국인방한에 전체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