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떨어져 사업비·규모 축소… 편익값 산정 위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타당성 결정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치열한 경쟁끝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했으나 경제성 입증이 안될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부지로 인천 송도국제자유도시를 선정했다. 전국의 9개 광역시·도가 신청한 공모에서 인천이 세종시, 경기도 여주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여 최종 선정됐다.
인천 송도는 실현 가능성과 접근성 등 이용 편의성과 잠재시장 규모, 발전 가능성 등 다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제업무단지 내 위치해 국제문자 교류와 관련산업 활성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 문자의 종합 전시와 체험, 연구의 산실이 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세계에서 두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건립된다. 특히 국립문화시설이 전무한 인천으로서는 세계문자박물관 건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계문자박물관은 총 사업비 950억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 내 지하 2층, 지상 3층, 전체넓이 2만㎡ 규모로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 편성을 위해서는 사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여 비용 대 편익(B/C) 값이 1.0을 넘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아 총사업비는 700억원, 전
체 넓이는 1만5000㎡ 규모로 축소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중인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문자박물관 사업의 비용-편익(B/C) 값은 0.7에 그쳤다.
박물관 예상 방문객 규모를 고려할 때 최초 박물관 규모와 사업비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종 결과에서도 B/C 값이 1.0 미만이면 내년도 정부예산에 사업비를 편성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아예 무산될 수도 있다.
KDI는 최종 B/C값 산정을 위해 7월 한 달간 인천시민 500명, 타 시·도 주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세대 방문 설문조사(CVM·조건부가치측정법)를 벌인다. 건립규모 축소로 비용인 C(Cost)) 값이 변함에 따라 편익인 B(Benefit)값을 다시 산정해
경제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타당성 유무가 결정된다.
설문 내용은 박물관 건립 찬성 여부, 박물관 건립된 후 방문의사, 박물관 건립에 따라 지금 내고 있는 소득세를 초과해 얼마를 더 부담할 수 있는지 등이다
인천시는 첫 국립문화시설이 반드시 건립될 수 있도록 설문조사에 시민들이 긍정적으로 답변해 주길 바라며 조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CVM 설문은 국민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로, 실제 세계문자박물관 건립으로 부담해야 할 소득세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어렵게 인천에 유치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설문 결과가 좋게 나와야 하는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설문 참여와 긍정적인 답변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시는 설문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연내 설계공모와 업체 선정, 내년 기본·실시설계 착수와 착공을 거쳐 2020년 박물관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