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림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장, 재취업 전 가족 등 주변 관계 정리 잘 해야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용기가 가장 중요하죠.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단순히 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력단절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인 결혼과 임신, 출산 후 돌봄과 같은 문제가 여성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여성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을 거둬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방향 설정과 자신에 대한 용기입니다."
유혜림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장은 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재취업을 원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잃어버린 자신감이라고 했다. 유 센터장은 "이미 바뀐 기업환경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거나 오랜 기간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다보니 자신감이 결여된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경력단절은 30대에 일어난다. 가장 큰 이유는 결혼 후 임신, 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까지 대부분을 여성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유 센터장은 "고용률의 저점이 되는 부분은 30대"라며 "이때는 대부분 결혼하고 본격적으로 자녀를 출산해 기르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후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여성들은 재취업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재취업의 동기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다. 남편 혼자 돈을 벌어오는 '외벌이'로는 전월세 비용과 자라나는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자기의 자아실현을 위하는 여성들도 있고 전업주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려는 것도 있다. 유 센터장은 "바로 경제 활동에 투입될 수 있는 여성들도 있지만 직업 훈련에 참여해 자신감을 조금 더 갖게 한 다음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다"며 "진로조차도 막막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들에게도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재취업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주변 환경부터 잘 정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 센터장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이 돌봄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가족과 합의를 하지 않고 나오면 결국 또 취업해서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새일센터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삶은 크게 변한다. 사회 활동을 하게 되면 자기 만족감이 생기게 되고 내외면적으로 자기 개발을 위한 투자를 하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유 센터장은 "취업을 하면 자기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경제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서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변화가 외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문제를 단순히 여성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유 센터장은 진단했다. 유 센터장은 "아이 출산에서부터 돌봄 영역까지 교육의 모든 것을 사회가 책임줘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또 사회로 나오는 여성들을 조금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응 기간 동안 여성들과 같이 갈 준비가 기업과 함께 사회도 돼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여성들도 재취업을 할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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