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3일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5차 산별중앙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날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 양측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5차 교섭을 끝으로 성과연봉제 관련 협상이 종료됐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오늘 5차 산별중앙교섭을 마지막으로 결렬을 선언한다"며 "내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사는 5차례의 산별중앙교섭에 더해 사용자협의회측 대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금융노조측 대표인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이 협상하는 '대대표 교섭' 2차례, 시중은행 부행장과 노조 부위원장이 만나는 '임원급 교섭' 2차례, 별도 실무급 교섭 3차례 등 총 12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양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에서 제시한 ▲임금동결 ▲성과연봉제 도입 ▲신규직원 초임조정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저성과자 관리 방안 도입 등 4가지 안건에 대해 노측에서는 '절대 불가'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노측에서 제시한 ▲임금 4.4% 인상 ▲성과연봉제 등 개인별 성과차등 임금제도 금지 ▲낙하산 인사 및 관치금융 근절안 ▲모성보호 처우 개선 ▲사회양극화(비정규직 등) 해소 등 안건에 대해 사측에서도 부정적 입장이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행정지도 이후 총 12차례 성실하게 교섭에 임했지만 사측은 한 발짝도 전향적 입장 보이지 않았다"며 "유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서 낸 안건 네 가지는 도저히 노동자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노동탄압'에 가까웠다"며 "중노위 조정결과를 기다린 뒤 만약 조정이 종료될 경우 곧바로 조합원 투표를 거쳐 9월23일 10만 금융노동자 총파업투쟁에 총력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전향적 입장변화를 담은 사측 교섭요구가 온다면 파국을 막기 위해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사측 역시 "협상이 결렬돼 유감"이라며 "워낙 (노사의) 의견차가 컸다"고 밝혔다.
중노위 조정 결과는 통상 2~3주 이내로 나올 전망이다. 만약 중재안을 내지 못하고 '조정 종료' 판단이 나올 경우 노조에서는 합법적 쟁의행위를 밟을 예정이다. 노조 측은 7월 중순쯤 10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뒤 총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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