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에 대한 법안을 제출하면서 20대 국회에서도 증세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새누리당이 강력히 반대를 하고 있고, 국민의당도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추후 진통이 예상된다.
윤호중 더민주 의원은 지난 16일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 법인세를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원혜영 김상희 이찬열 남인순 신경민 윤관석 이학영 권칠승 김종민 김해영 박주민 최인호 의원 등 12명이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현행 법인세 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 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구간 20%, 200억원 초과 구간 22%로 각각 적용하고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5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더민주는 법인세를 이명박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당론으로 삼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는 해당 내용을 공약으로도 내건 바 있다.
또한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은 김현미 더미주 의원도 지난 15일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명박정부 때 법인세를 25%에서 22%로 낮춘 것을 최소한 과표 기준 500억 이상인 대기업에 한해 25%로 환원해야 한다"며 "그러면 약 5년간 25조5000억 정도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일단 이것부터 정상화하고 시작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에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수석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보다 명확히 했다.
김 대변인은 "야당의 법인세율 인상안이 기업의 투자·고용활동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에서 기초한 잘못된 주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경제 악영향 ▲사내유보금 오해 ▲글로벌 정책상황 ▲최저한세율 인상·투자세액공제 축소 ▲조세형평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을 반대의 근거로 열거했다.
국민의당도 법인세 인상을 놓고 더민주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추후 야권공조도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200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법안을 이미 발의했지만 지도부는 법인세 인상에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명목세율을 올리자는 주장 이전에 실효세율 관점에서 얼마나 누진적으로 세율이 적용되고 있는지 챙겨야 한다"며 "순이익 5000억원 이상 기업들의 실효세율이 평균 16% 정도 되는데 순이익이 5000억원 이하인 기업은 실효세율이 18% 정도 된다. 많이 버는 사람 세율이 높아야지, 같아도 문제인데 더 낮다"고 밝혔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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