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선진국 지수 편입계획 차질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Watch List)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 2014년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 2년 연속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2018년 선진시장 지수 편입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15일 MSCI는 매년 6월 발표하는 연례 국가 리뷰를 통해 한국증시를 내년까지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이번에 한국증시가 관찰대상국 지위에 올랐어야만 내년 6월 심사를 거쳐 2018년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MSCI는 한국증시를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로 연례 국가 리뷰에서 안정적인 원화 환전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정부가 난색을 표명한 '24시간 역외 원화시장' 개설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MSCI는 이어 금융위가 올 들어 내놓은 계획이 내년에 발효되기 어렵다는 점과 한국거래소 데이터 사용권 제한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MSCI 정기지수 조정 결과와 관련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단기간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역외 외환거래 허용 역시 단기적으로 추진하기 곤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원화 환전성, 시세정보 사용과 관련해 최근 정부와 한국거래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며 "단기간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고, 수출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외환시장의 안정성이 중요해 역외 외환거래 허용도 단기에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옴니버스 어카운트)를 24년만에 개편한데 이어 주식외환거래시간 역시 8월부터 30분 연장하기로 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단장으로한 대표단은 지난해에 이어 최근에도 홍콩 MSCI 사무소를 방문해 실무협의를 갖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대외악재에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한국증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10조 달러에 달하고, 대부분의 자금이 선진지수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조6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증시는 대만,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과 함께 현재 MSCI 신흥국 시장에 포함돼 있다.
정 부위원장은 "외환당국을 중심으로 외환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원화 환전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5월부터 시범운영 중에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가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MSCI는 중국 A주의 신흥시장(EM) 지수 편입도 유보했다. MSCI는 거래중단 규제, 해외 적격기관투자자(QFII) 정책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중국 A주의 신흥시장 지수 편입이 보류돼 당장에는 투자비중, 자금유출입 등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수 편입의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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