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헬스장 가격 싸다고 충동적, 장기계약 삼가야
6개월 이상 장기 계약시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A씨는 지난해 8월 헬스장을 이용하기 위해 68만4000원을 내고 계약했다. 그러나 다음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헬스장에서는 이를 거절, 양수인을 구해보라며 이용권 양도를 권유했다.
B씨는 지난해 12월 개인트레이닝(PT)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20회에 75만2400원을 신용카드 일시불로 결제했다. 5회 이용 후 개인사정으로 계약해지 및 환불을 요청했으나 헬스장에서는 계약서에 중도해지시 위약금(총 비용의 50%) 및 1회당 수업료 50만원을 적용한다고 명시돼있어 환불할 금액이 없다고 주장했다.
C씨는 지난해 15개월치 헬스장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33만원을 신용카드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이 헬스장 문이 닫혔고, 대표자와 연락도 두절됐다.
이처럼 헬스장이나 요가시설을 이용하다 계약을 해지할 때 사업자가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아예 해지 및 환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헬스장 및 요가시설 이용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1364건으로 전년대비 18.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계약해지 관련 불만이 86.1%(1174건)로 가장 많았다.
위약금 과다요구의 경우, 소비자가 중도해지에 따른 잔여이용료 환급을 요구할 때 사업자가 임의로 정한 1개월 또는 1회 요금을 기준으로 이용기간에 대한 이용료를 정산하거나, 원래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던 부가서비스 대금이나 신용카드수수료, 부가세 등의 추가비용을 공제하는 사례가 많았다.
계약해지 거절은 가격할인 혜택, 계약서상 환불불가 조항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 및 환불을 거절하거나 소비자의 환불요청에 대해 이용권 양도나 이용기간 연장을 권유하며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계약서상에 중도 해지 불가 조항을 넣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며 이 경우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접수를 하면 지방자치단체가 헬스장에 시정권고를 할 경우 대부분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또한 폐업 또는 사업자 변경으로 소비자가 약정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이나 트레이너를 변경해 계약내용대로 이행하지 않는 계약불이행(12.8%, 175건), 도난·분실·부상 등 기타 유형(15건, 1.1%)의 피해도 있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계약기간은 신중하게 결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도해지 시 환불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폐업 등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용대금은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할 것을 당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