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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방한 외국인, '도둑관광' 하듯 숙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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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고친 불법숙박업소 "경찰이 물으면 거짓말하라"요구…단속반에 걸리기도

에어비앤비 방한 외국인, '도둑관광' 하듯 숙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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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수습기자]“서울 여행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지난 달 중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A씨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예약한 숙소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예약을 끝내니 호스트로부터 문자가 왔다. ‘경찰이나 낯선 사람으로부터 숙소가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친구집에서 묵는다고 대답하라’는 거짓말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는 게 이유였다.

에어비앤비 방한 외국인, '도둑관광' 하듯 숙소 불안 에어비앤비 이용자가 받은 문자 메시지. 단속이 심하니 경찰이나 낯선이와 접촉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숙소에 도착하니 현관문 안쪽에 ‘안전을 위해 낯선 사람이나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경찰한테까지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문구를 보고 오히려 더 불안했다”며 “혹시 날 납치하려는 건가하는 의심까지 했다”고 말했다.

서울을 찾은 또 다른 외국인 관광객 B씨는 관광경찰을 만나 진술서를 썼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로 들어가려던 중 입구에서 단속반에 걸린 것이다. 며칠 동안 머무르는지, 얼마를 냈는지 등을 적고 여권정보도 알려줘야 했다. 게스트는 처벌 규정이 없다는 관광경찰의 설명을 들었지만 찝찝함을 감출 수 없었다.


A씨와 B씨가 묵었던 숙소는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은 현재 ‘관광숙박업’이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숙소로 분류된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도시 지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지만 단독주택, 아파트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 종로, 홍익대 근처 등 도심 관광지에는 오피스텔을 개조해 만든 숙소가 눈에 띈다. 글 제목에 ‘오피스텔’이라고 버젓이 써둔 호스트도 있다. 단속에 걸려도 처벌 강도가 높지 않은 것은 물론 수입이 괜찮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집으로 투잡한다’는 책을 쓴 한 호스트는 에어비앤비로 월 수입 8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소개한다.

에어비앤비 방한 외국인, '도둑관광' 하듯 숙소 불안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오피스텔 숙박 매물.


현행법상 호스트만 무등록 숙박업체나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부산지방법원은 부산 해운대구에서 신고 없이 오피스텔을 빌려준 호스트에게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70만원 벌금형을 판결했고,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서울 중구에서 같은 혐의로 걸린 호스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오피스텔이 불법 숙소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불법 여부에 대한 글이 거의 없어서다. 결국 불편함과 불안감을 떠맡는 건 A씨와 B씨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게스트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불법 숙소가 소방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을 지켰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가 글을 올릴 때 소화기나 화재감지기 등을 갖췄는지 표시하는 칸만 존재할 뿐 이를 구비하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다. 설령 거짓으로 표시해도 게스트가 숙소에 도착해야만 확인 가능하다.


정부는 에어비앤비상의 오피스텔 불법 숙박을 인지하지만 손 놓고 바라볼 뿐이다. 정부가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만들기 위해 ‘공유민박업’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그 대상 주택을 단독, 다가구, 아파트, 연립과 다세대주택으로 한정한 것이다. 오피스텔은 제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불법 오피스텔 숙소를 찾아내기 위해 정부의 정기 단속과 상시 단속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계가 존재한다. 호스트는 사이트에 주소를 정확하게 써두지 않고 예약을 완료한 게스트에게 문자메시지나 메일로 실제 주소를 알려주는 방법을 사용해 단속을 피한다. 또 다른 문체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불법 오피스텔 숙소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개인 용도로 쓰는 공간을 실질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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