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재점화하는 개발갈등]'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끝장토론'으로 해결될까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박원순 시장이 철거 막아서 '월권' 논란…"협의 미흡했다면 개선해야" 의견도
무악2구역 조합 "매달 2억 이자 내 사업재개 시급"…30일 '끝장토론' 불투명


[재점화하는 개발갈등]'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끝장토론'으로 해결될까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아시아경제DB
AD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끝장토론을 하고 싶다."(박원순 서울시장)
"철거 중단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없다. 조합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다."(종로구청 관계자)
"매달 2억원 가까이 이자를 물고 있다. 하루빨리 사업이 재개되기만을 바란다."(무악2구역 조합 관계자)


서울 종로구 무악2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장이 사업추진을 위한 강제철거를 직접 막아서면서 시장의 개입이 적절한지, 보상금은 합당한지 등 여러 갈래의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박 시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30일 '끝장토론'을 제안했지만, 조합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건 정확히 10년전인 2006년이다. 이후 2010년 재개발조합이 설립됐고,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졌다. 올해 들어 철거에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들이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자진 퇴거 요청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17일 오전 재개발사업조합측 용역업체 직원들이 무악동 46번지 '옥바라지 골목'에서 강제철거를 시작하자 박 시장이 급히 현장을 찾았고,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더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


사업을 추진해온 조합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이해관계자들과의 '끝장토론'을 제안한 27일에도 조합원들은 조합사무실을 점거하며 사업 재개를 요구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금융비용이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이주비와 현금청산 비용등의 명목으로 금융기관에 265억원을 대출받아 매달 2억원에 가까운 이자를 물고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영세해 하루빨리 사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게 조합측의 입장이다. 무악2구역 조합 관계자는 "영세 자영업자거나 일용직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은 아파트 한 채만 바라며 최대한 빨리 사업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며 "현재 강자와 약자가 뒤바뀐 상황인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에서 끝장토론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주민위원회'(비대위)는 옥바라지 골목의 역사성을 보존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해 왔다. 서대문형무소의 맡은 편에 있는 옥바라지 골목은 일제 강점기 시절 옥살이를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이곳에 밀집된 여관에 머물면서 옥바라지를 한 곳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측은 사업중단이 어렵다면 보상금을 현실화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옥바라지 골목에서 마지막까지 이주를 하지 않은 여관 구본장의 경우 이주비 5억8000만원과 영업보상금 3600만원을 받았지만 인근 지역으로 옮겨 영업을 하기 위한 비용으로 수령액의 두 배수준인 12억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겉으로는 역사성을 내세우면서 실상은 추가 보상금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10년동안 잠잠하던 '옥바라지 골목'이 철거시점이 다 되서 알려진 것도 논란거리다. 서울시가 철거유예 공문을 종로구청과 조합에 보낸 것은 지난 3월로, 철거시점이 임박한 시점이었다는 것. 관리처분을 내준 종로구청은 조합이 매달 거액의 이자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서울시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그간 서울시와 입장차이는 없었고 조합에 철거유예를 강제할 법적 근거도 없었다"면서도 "상급기관인 서울시가 협조를 구한만큼 조합에도 협조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이미 법적절차를 거친 재개발 사업을 전면적으로 막아선 것을 두고는 월권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명도소송은 철거에 대한 인허가가 내려진 뒤에도 이주를 하지 않고, 내용증명으로 시일을 계속해서 끌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진행하는 절차다. 이처럼 법적으로 최종절차까지 마친 사업에 대해 시장이 중단을 시기는 건 지나친 권한행사라는 것. 한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사업 중 문화재가 발굴돼 철거를 중지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사안은 서울시에서 근거를 대지 못해 합법적이지 않다"며 "적벌한 절차에 따른 사업을 여론에 치우쳐 중단시킨 것 아니냐는 의문도 무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재개발사업 진행과정에서 검토와 합의가 미흡했다는 얘기도 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ㆍ국책사업감시팀장은 "도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법이 지나치게 거대지주나 대기업위주로 체계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