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년-10년물 국채 금리차 2007년후 최소 '금리인상 가능성 반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2007년 이후 가장 평탄화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고 단기채 금리는 상승해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졌다는 것이다. 통상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의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데 조만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돼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만기가 짧을수록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WSJ는 최근 주택과 물가 등 미국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투자자들이 단기채권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채 투자가 줄면서 단기채권 금리는 오르고 장기채와의 금리차가 줄고 있는 것이다.
이날 특히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폭으로 오르면서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200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2년물 국채 금리는 0.823%로 기록해 전날 0.786%에 비해 0.3%포인트 이상 오른 반면 10년물 금리는 1.752%에서 1.759%로 큰 움직임이 없었다. 통화정책 방향에 둔감한 30년물 금리의 경우 2.597%에서 2.586%로 소폭 하락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는 투자자들은 단기 국채를 매각하고 그 수익금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채권 트레이더 앤소니 크로닌은 "몇몇 투자자들이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연방준비제도(Fedㆍ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도 이날 19%로 전날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전날 인상 확률은 4%에 불과했다. 12월 인상 확률은 58%에서 72%로 상승했다. 시장이 연말에는 분명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좀더 확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 2년간 꾸준히 축소돼왔다. 다만 지난 2년 동안에는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수익률을 노린 장기채 투자가 이뤄지면서 장기 채권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 반면 최근에는 단기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차가 줄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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