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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오피스텔 전세 실종사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전세든 직장인들, 보증금 인상·월세까지 요구하자 '타 지역 이주'
"문화재보전지역 많고, 땅값 비싸"…오피스 빌딩 느는데 오피스텔 준공은 '0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복층 오피스텔을 전세 내서 살고있는 직장인 김모(35ㆍ남)씨는 최근 재계약을 포기했다. 집주인이 보증금 인상과 함께 소액의 월세까지 요구했던 것. 대신 2억원짜리 전세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다른 지역 전셋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이곳 인근의 전세물건이 '실종'돼서다. 더욱이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비싸 월세를 지불하게 되면 월부담액이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광화문 일대에서는 세 들어 살 만한 주거용 오피스텔이 거의 없다"며 "차라리 출퇴근에 시간에 좀 걸리더라도 대출을 조금 더 받아 소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게 이익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평균 유동인구가 200만명에 달하는 종로구에서 세입자 직장인들의 '속앓이'가 커지고 있다. 대형 오피스 빌딩이 밀집돼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주거수요는 몰리는데 정작 주거할 수 있는 오피스텔, 아파트는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게다가 종로구는 서울시에서도 전셋값 상승률과 전월세 전환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 세입자들의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편이다.


부동산114 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종로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서울시 25개 구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주간 가격 상승률은 15일 0.62%, 22일 0.43%, 29일 0.45%였다. 한 달 간의 상승률을 합치면 1.57%에 달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사대문 안인 종로구는 문화재보전구역으로 지정된 경우가 많아 정비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며 "이로인해 주택물량 자체가 적고 기존에 지어진 주거용 건축물도 중대형이거나 주상복합이어서 가격이 비싼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공급의 희소성'이 작용하며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피스텔 역시 아파트처럼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종로구의 오피스텔 3.3㎡ 당 매매가는 1201만원으로, 강남구(1137만원), 서초구(1167만원), 용산구(1113만원)을 넘어섰다.


매매가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폭도 크다. 종로구 내수동의 광화문시대 75㎡의 전세가격은 약 2년만에 3000만~4000만원 상승했다. 이마저도 전세 물건은 거의 없고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1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 인근의 A중개업소는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로 나온 것은 아예 없다. 월세도 대부분 월에 100만원이 넘어가는 선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빠른 전월세 전환의 미친 영향이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월세전환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종로구로 6.83%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 평균(6.2%)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도심 사업체수의 동향을 살펴보면 종로구에서 세입자들의 주거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내 사업체 수는 2014년 4만923개로 1년 전(3만9326개)보다 4.06%(1597개) 늘어났다. 근래에는 그랑서울, 타워8 등 대형 오피스 빌딩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종로구에서 연면적 3만㎡가 넘는 오피스 빌딩 4건이 준공된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외에 호텔과 관광호텔이 각각 1건씩 준공됐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종로구의 땅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오피스텔보다는 많은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과 숙박시설이 계속해 지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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