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 흉악범 얼굴공개

시계아이콘01분 15초 소요

[아시아경제 류정민 차장] '푹 눌러쓴 모자,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살짝 보이는 눈빛….' 수사기관이 흉악범 얼굴을 감추던 시절이 있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도 정남규도 그렇게 노출을 피했다. 피의자 인권보호나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여론은 이해하지 못했다.


"피해자 인권은 어디로 가고 흉악범 인권만 존중하느냐." 여론의 분노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흉악범 얼굴을 마스크나 모자로 가려준 기간은 길지 않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살인 등 강력사건 피의자 얼굴은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2000년대 이후 인권수사가 강조되면서 흉악범 얼굴을 가리게 됐다.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인권의 중요성, 무죄추정의 원칙, 국민의 알권리 등 여러 가지 판단 요소가 얽혀있는 논쟁이었다.


[아시아블로그] 흉악범 얼굴공개 유영철 멱살 난동 [사진=KBS 뉴스 캡쳐]
AD

경기도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은 흉악범 얼굴 공개를 둘러싼 논쟁의 흐름을 바꾼 전환점이었다. 2009년 1월31일 일부 언론이 강호순 얼굴을 공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여론은 대체로 환영했다.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2010년 4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됐다. 이제 흉악범 얼굴 공개에 대한 법적인 근거규정이 마련된 지도 6년이 흘렀다. 강호순을 시작으로 김길태, 김수철, 오원춘, 박춘풍, 김하일, 김상훈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살인마' 얼굴이 차례로 세상에 공개됐다.


이번에 '안산 토막살인' 사건을 저지른 조성호도 얼굴이 공개됐다. 이제는 흉악범 얼굴을 마스크로 가릴 수 없는 시대다. 얼굴 공개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법적인 근거 규정도 마련돼 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유사범죄 사전 예방, 추가범죄 수사 제보 등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한 탓이다.


하지만 흉악범 얼굴공개는 여론재판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여론의 판단이 이미 끝난 상황에서 법관은 얼마나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아시아블로그] 흉악범 얼굴공개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피의자 조성호 현장검증. 사진=연합뉴스


흉악범 얼굴 공개 이후 그의 가족이나 지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중이 법관을 자처하면 응징의 칼날은 엉뚱한 곳으로 향할 수 있다.


'토막살인' 주인공 얼굴이 연이어 대중에게 노출되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스토리의 '잔상(殘像)'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된다는 점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그런데도 흉악범 얼굴 공개에 여론이 호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공감대 때문 아닐까.


유영철 얼굴을 가려줬던 마스크는 벗겨야 한다. 다만 흉악범의 기준은 명확해야 하고, 얼굴 공개 대상 선정도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경찰청장은 신상 공개와 관련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 얘기는 그동안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얼굴 공개를 결정했다는 의미 아닌가.






류정민 차장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