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4년제 대학졸업자 10명 중 4명은 첫 취업 시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이 비율이 45%를 웃돌았다.
10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졸자의 전공과 직장 미스매치(불일치) 비율은 37.4%로 파악됐다. 2008년 34.9%에서 2011년 38.5%까지 치솟았던 미스매치 비율은 이후 소폭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공별로는 인문사회계열 45.6%로 가장 높았고 자연계 43.7%, 예체능계와 공학계열은 각각 37.3%와 35.2%로 나타났다. 특히 인문사회계는 2008년 38.9%에서 매년 상승추세다. 청년실업난이 심화되면서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전공으로 풀이된다.
고용정보원이 자체 대졸자직업이동경로(2013년)를 연계해 분석한 결과, 첫 일자리에서 전공과 직장이 불일치하는 경우는 35.8%, 현재 일자리에서의 불일치 비율은 32.8%를 기록했다. 이직 등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가 소폭 감소한 셈이다. 다만 인문계열의 경우 첫 일자리가 45.2%, 현재 일자리가 40.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미스매치 결과는 일자리 만족도와도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가 전공과 일치하는 그룹과 불일치하는 그룹을 나눠 살펴보면, 일치하는 그룹은 임금 또는 소득(2.99), 고용안정성(3.05), 일하는 시간(3.09), 개인의 발전가능성(3.00) 등 일자리 만족도에 대한 모든 항목에서 불일치하는 그룹을 소폭 웃돌았다.
이재성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전공과 직장 간 미스매치가 발생할 경우 일자리에서의 만족도 수준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더 나아가 이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직이 미스매치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 추론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교육 이전 단계에서부터 진로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전공과 직무 불일치를 최소화하는 직무교육이 필수”라고 제언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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