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지난해 민간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 의무비율을 대폭 완화한 이후 여러 재개발구역에서 정비계획을 변경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최근 부평구 산곡6 재개발구역이 임대주택을 17%에서 5%로 완화하는 정비계획을 변경 고시하는 등 최근까지 재개발 구역 14곳이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이들 구역은 총 2만2009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게 되며, 이중 1026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공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오랜기간 재개발사업에 손을 놓고 있었다. 2006년 이후 인천에서 재개발사업이 준공된 곳은 남구 도화2구역, 부평구 산곡1구역, 부평5구역 등 3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천시가 임대주택 비율을 완화한 후 조합측과 적극적으로 사업계획을 협의하는 등 재개발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나서고 있다.
시는 재개발구역 상당수가 지정만 됐을 뿐 사업성 등을 이유로 진척이 없자 지난해 5월 전국에선 처음으로 민간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 의무비율을 기존 17%에서 0%로 조정했다.
다만 해당 구역 구청장이 임대주택 수요를 조사해 임대주택을 전체 세대수의 5% 이상 건설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구역별로 시장이 따로 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임대주택 완화 이후 지난해 7월 부평구 부개서초교 북측구역이 처음으로 임대주택 비율을 5%로 축소해 정비계획을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14개 구역이 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했다. 남구 주안4구역처럼 임대주택 비율을 1%로 축소한 곳도 있다.
임대주택 비율을 축소한 14개 재개발구역 중 부평구 부개인우구역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완료해 사업 진척이 가장 빠르게 진행중으로, 총 922가구 중 46가구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부개서초교 북측구역도 이르면 올 하반기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다. 전체 1559가구의 5%인 73가구를 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부평구 청천2(5190가구)·산곡6(2110가구), 계양구 계양1(2369가구)·서운(1907가구)구역 등 다른 재개발구역들도 관리처분계획 및 사업시행변경인가 등의 관련절차를 이행 중에 있다.
한편 민간에서 건설하는 임대주택은 5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고 임차인과 합의하면 2년 반 만에도 분양이 가능해 영구임대나 국민임대주택 등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과는 차이가 있다.
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추진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던 재개발사업에 대해 임대주택 비율을 완화한 결과 사업성이 개선된 다수의 구역에서 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등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며 "정비계획만 변경하고 진척이 없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공사의 사업 추진의지를 확인해 인가 절차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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