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잘 싸웠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9일 밤(한국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스포덱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16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최종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분투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1-2로 석패, 내년 시즌 IIHF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불발됐다.
이탈리아를 꺾을 경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프랑스 파리와 독일 쾰른이 공동 개최하는 2017 IIHF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 승격을 바라볼 수 있었던 한국으로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고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여러 차례 수적 열세에 놓였고 경기 흐름이 끊겼다.
심판은 경기 시작 2분 33초 만에 조민호(안양 한라)에게 후킹 반칙(스틱으로 상대를 걸어 당기는 행위)을 선언해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를 줬다. 한국은 수적 열세에 몰린 지 5초 만에 실점했다. 이탈리아의 줄리오 스칸델라가 슈팅을 시도한 것이 스틱이 부러지며 문전의 요아힘 라모제에게 연결됐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2피리어드 들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이어졌다.
2피리어드 시작한지 57초 만에 에릭 리건(안양 한라)이 홀딩 반칙(상대를 붙잡는 행위)으로 마이너 페널티를 받았고 9분 25초에 리건에게 후킹 반칙이 선언됐다. 두 차례 모두 페널티를 받을 만한 플레이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가 이돈구(안양 한라)의 킬 패스를 받아 상대 골리와 1대 1로 맞선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직후 한국이 공격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페널티를 선언한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는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왔다. 공격 팀이 퍽을 소유한 상황에서 수비 선수가 반칙을 저지를 경우 주심은 페널티 선언을 하되 공격 팀이 퍽 소유권을 잃을 때까지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킨다.(Delayed Penalty) 다니엘 튜딘이 슬래싱(스틱으로 상대를 가격하는 행위) 반칙을 저지른 상황에서 한국이 퍽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퍽이 이탈리아에 넘어갈 때까지 경기가 그대로 진행돼야 했지만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키고 페널티를 선언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결정적인 두 차례의 득점 기회를 놓치며 2피리어드까지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한 한국은 3피리어드 14분 35초에 튜딘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몰렸지만 16분 13초에 에릭 리건이 통렬한 슬랩샷으로 이탈리아 골 네트를 가르며 추격에 불을 붙였고 경기 종료 2분 24초를 남기고 골리 맷 달튼을 빼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동점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4차전에서 슬로베니아(1-5)에 패배한 데 이어 최종전에서 이탈리아에 석패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한국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강호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변방 탈출’의 희망을 확인하는 소득을 얻었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이번 대회에서 거둔 2승 1연장패(승점 7) 2패는 1979년 C풀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한 이래 한국 아이스하키가 IIHF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내년 4월 열리는 2017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다시 한번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도전한다. 내년 디비전 1 그룹 A 대회 개최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