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ㆍ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의 총선 이후 정치적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인물은 지난 총선 당시 각각 '호남 방문', '지원 유세 거절' 등의 정치적 결정을 내렸었다.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정치적 결정에 대해서는 구구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인 전남 하의도를 들른데 이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진도 팽목항, 경남 김해 봉하마을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손 전 상임고문은 4ㆍ19를 맞아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전현직 의원 15명과 함께 서울 수유동 국립 4ㆍ19민주묘지에 참배했다. 총선 이후 대외적 활동을 자제하던 문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는 '호남 민심'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전남 강진에 머무는 손 전 상임고문의 서울행에는 정계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총선 마지막 국면, 더민주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두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선거 유세 기간 호남을 방문하지 않았던 문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호남을 찾은 것과 손 전 상임고문에게 총선 지원 유세를 요청한 것이다.
문 전 대표의 경우 8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1박2일 호남을 방문했다. 당시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대해서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호남민심이 오히려 이반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팽배했다. 광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총선에서 더민주는 전체 28개 선거구 가운데 3곳만 이기고 25곳에서 패배하는 참혹한 성적표를 거뒀다. 이후 문 전 대표는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에 내몰렸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정치적 패착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최근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 동향을 보면 광주ㆍ전라 지역에서 더민주의 지지율은 문 대표 방문하기 전인 4월 첫째주에 24.6%였지만, 이후에는 33.9%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손 전 상임고문은 지난 7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선거 지원 요청을 받았지만 다음날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겠다며 거부했다. 손 전 상임고문의 유세 불참 결정 이면에는 야권이 참혹한 총선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총선 결과 더민주는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손 전 고문이 '꽃가마'타고 정계 복귀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동안 총선에서 더민주가 참패를 거둘 경우, 손 전 고문이 해결사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더민주가 총선에서 선전을 거둬 이같은 전망이 무색해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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