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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두환 대통령 불가피, 다른 대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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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과거 미국이 5·18 민주화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한 전두환 정권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총 1602권, 25만여 쪽에 달하는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는 '전두환 대통령 미국 방문', '김대중 귀국' 등 1985년에 생산된 문서가 중심이다. 1980년과 그 이전의 외교문서 가운데 일부도 재심의를 통해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는 1980년 8월 29일 박동진 외무부 장관과 면담에서 "미국 행정부는 이번(에) 전(두환) 장군께서 대통령에 취임하시게 됨은 한국의 국내 정세 흐름으로 보아 불가피한 것이며, 다른 대안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므로…"라고 말했다.

1982년 망명길에 올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5년 2월 총선 직전 귀국을 선언하자 한미 정부가 귀국 연기를 종용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한 상황도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김 전 대통령 측에 귀국 연기를 설득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도 사면과 유럽 방문 허가 등 상응하는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4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시정 요구를 '북한이 한일간 이간을 노리고 배후 조종한 데 따른 행위'로 규정하고, 국내 언론의 관련 보도를 통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고교용 역사교과서 검정 내용을 공개하기 4달 전인 1984년 2월6일 외무부에 대응 지침을 담은 자필 문서 한 장을 내려보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일본 역사교과서 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북한이 조총련과 일본 좌익계 노조 및 지식인 등을 이용해 한일간의 이간을 노리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한국의 언론은 이에 편성하지 않도록 협조하시요"라고 지시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4년부터 남북대화를 추진하면서도 북한과 일본의 관계개선은 방해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전 대통령은 그해 1월 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일본의 대북관계를 계속 예의주시하고 1984년 9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모처럼 이뤄진 양국 간 좋은 관계가 일본 측의 필요 이상의 대북 접근을 통해 깨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이 밖에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가 리처드 홀브룩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김일성 주석과의 면담 사실을 알리면서 김 주석이 자신에게 "소련은 믿을 수 없고, 중공(중국)은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공개된 외교문서 원본은 서울 서초구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외교부는 1994년 이래 30년이 지난 외교문서 가운데 2만여권, 270만여쪽을 공개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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