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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이폰 '테슬라' 열풍]충전소 찾아 삼만리…'한국판 테슬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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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당 급속충전기 0.06기…전기차 인프라 구축부터
테슬라 무료 급속충전소 슈퍼차저, 미국 등 전세계에 시설 마련
한국은 유료시설마저도 태부족, 정부 보조금·인센티브 등 대책 시급

[자동차 아이폰 '테슬라' 열풍]충전소 찾아 삼만리…'한국판 테슬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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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테슬라 모델3 예약자인 김환경 씨는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주변에서 얼리어답터로 소문난 그는 테슬라가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모델3 예약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예약을 했다. 기존 전기차 모델에 비해 월등한 주행성능과 빼어난 디자인이 맘에 든 그는 예약비 1000달러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한국에서 이 차를 탈 수 있을까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김씨는 모델 3를 2018년 이후에나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그때가 되면 국내서도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질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에 사는 김씨 친구도 이런 생각으로 모델 3를 예약했다. 그런데 김씨 친구는 김씨에게 "집 인근 테슬라의 급속충전 시설인 '슈퍼차저'가 있지만 예약자가 워낙 많아 2, 3년 뒤에 충전을 제때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충전시설이 사실상 전무한 한국이라면 미국보다 몇 배는 더 불편해질 수 있어 도로 위를 달리지 못하는 '잠자는 전기차'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다.

테슬라의 폭발적 인기는 역설적으로 국내 전기차산업의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전기차 대중화의 기반인 인프라가 절대 부족한데다 정부 정책마저 중구난방이고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대중화도 속도가 더디다. 테슬라발(發) 전기차 시대의 개막이 성큼 다가오면서 국내외 전기차 시장을 모두 외국업체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테슬라 대항마가 없다= 테슬라가 모델3 예약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면서 국내도 테슬라발 전기차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출고까지는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전기차에 관심이 있던 소비자들은 테슬라 모델3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민간공모의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4000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2차 민간공모를 진행한 결과 신청 건수 1089건을 기록했다. 지난 2~3월 1차 공모에서 500대를 선정했고 2차에서 3500대를 소진할 계획이었으나 구매 희망자는 턱없이 못 미쳤다. 제주도 외 지역 역시 공모 실적이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11일부터 충전요금이 유료화되면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데다 테슬라 모델3까지 등장하며 소비자들이 기존 전기차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열풍이 국내 시장까지 불어닥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향후 전기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아이폰 '테슬라' 열풍]충전소 찾아 삼만리…'한국판 테슬라'가 없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현대차가 오는 6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고 기아차가 쏘울과 레이를, 한국GM이 스파크, 르노삼성은 SM3 Z.E.를 각각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아이오닉은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가 180㎞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가장 길다. 쏘울과 레이는 최대 주행거리가 각각 148㎞와 91㎞이며 SM3 Z.E.와 스파크는 각각 135㎞다. 가격을 보면 아이오닉은 4000만원, 쏘울과 레이는 각각 4150만원과 3500만원이고 SM3 Z.E.는 4190만원, 스파크는 3990만원이다. 테슬라 모델3의 경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46㎞이며 판매 가격은 3만5000달러(4000만원)다.

[자동차 아이폰 '테슬라' 열풍]충전소 찾아 삼만리…'한국판 테슬라'가 없다 르노삼성 SM3 Z.E. 3


◆국내 전기차 보급 최대 걸림돌, 인프라 부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과 양산이 지연되고 국내 전기차 보급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 때문이다. 내연기관차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야 하듯 전기차는 충전을 해야 한다. 현재 국내 상황으로는 테슬라 모델3가 들어온다고 해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완속충전의 경우 한 번 충전에 4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급속충전은 20~30분 정도가 걸린다. 아이오닉의 경우 급속충전 24분, 완속충전 4시간 25분이 소요된다. SM3는 급속충전 30분, 완속충전 4시간이 걸린다. 쏘울은 급속충전 24~33분, 완속충전 4시간20분이 소요된다. 테슬라 모델3는 원통형 소형 리튬이온 전지 7000여개를 붙여 용량을 키운 배터리를 사용, 완속충전으로 100% 충전하기까지는 9시간이나 걸린다.

[자동차 아이폰 '테슬라' 열풍]충전소 찾아 삼만리…'한국판 테슬라'가 없다 기아차 쏘울EV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급속충전기는 337기로, 전기차 1대당 급속충전기 숫자는 0.06기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올해 487개, 2020년 1400개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전국적으로 전기차가 5000여대 넘게 보급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테슬라는 배터리 충전시간이라는 전기차의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슈퍼차저를 구축하고 있다. 슈퍼차저는 테슬라의 무료 급속 충전소로, 슈퍼차저에서 모델3를 충전하면 80%를 충전하는 데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테슬라는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를 대상으로 슈퍼차저를 구축 중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여개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이 구축돼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까지 슈퍼차저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 정책은 중구난방=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나 정부는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급속충전 유료화다. 환경부는 11일부터 공공급속충전시설을 유료로 전환하고 이용 시 ㎾h당 313.1원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급속 충전시설을 찾아 헤매야 하는 불편함에 돈까지 내야 하니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시설이 부족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충전이 무료라는 점이 큰 강점이었는데 유료화로 바뀌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지다시피 했다"면서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전기차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방향성 없는 정책도 문제다. 최근 정부는 정유사들에 공문을 보내 전국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국적으로 곳곳에 주유소가 있으니 전기차 충전기를 주유소에 설치할 경우 충전 인프라 확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름을 다루는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경우 화재 등 안전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름은 발화점이 낮아 약간의 정전기로도 쉽게 불이 붙기 때문에 주유소 직원들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정전기 방지패드를 만진 후 주유를 한다.


◆소비자 유인책도 부족= 전기차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도 부족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올해 보조금 지원 차량을 8000대로 늘린 대신 대당 지원금은 지난해 15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줄였다. 이와 달리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은 적극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기차 지원책 발표 이후 최대 860만원(7500달러)의 지원금을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취득세와 부가세 면제 등 구입 시 혜택은 물론 충전시설, 톨게이트 비용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공용 차량의 30%는 전기차로 구입하고 차량 가격의 최대 40%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중국은 2020년까지 자국 전기차 브랜드의 연간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늘리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지난해 테슬라와 닛산을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로 올라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보조금과 인프라 그리고 인센티브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면서 "인프라 구축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고 보조금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이나 경차 혜택 이상의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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