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비해 부실한 정부 정책…전기차, 버스전용차선 진입 허용 필요
보조금 외 강력한 인센티브 혜택 제공해야
4000만원 전기차, 순천에선 2000만원
충남 아산ㆍ전남 광양서 사면 2800만원
지자체마다 보조금도 달라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전기자동차 대중화의 핵심은 보조금과 인센티브 정책이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게 만드는 '유혹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보조금 지원 단가는 줄어들고 있고 외국에 비해 강력한 인센티브 혜택도 부족한 상황으로 전기차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내 전기차 보조금은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되고 있다. 환경부에서 올해 지원되는 전기차 보조금은 1200만원, 지자체별로는 최대 800만원까지 보조금을 추가로 준다. 국산차와 수입차에 관계없이 대기환경보전법 등 정부가 정한 관계 법령에 의한 기준과 인증을 통과한 차량에 지급된다.
정부 보조금은 지난해 1500만원에서 올해 1200만원으로 300만원 줄었다. 앞으로도 차량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하는 수준에서 보조금을 점차 줄일 계획이다.
현재 보조금 대상 전기차는 아이오닉을 비롯해 기아 쏘울과 레이, 한국GM 스파크,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등이다. 올해 6월 양산에 들어가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전기차 주력 모델을 예로 들면 국내 가격은 4000만원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1200만원과 도비 보조금 최대 800만원까지 지원받으면 2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전기차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3도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2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보조금 차이가 크다. 소비자들의 구매 혜택이 균등하지 않고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다는 얘기다. 전남 순천 800만원, 제주도 700만원, 대구 600만원, 서울과 부산 500만원 등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면 충북 청주와 진천, 충남 아산과 전남 광양은 0원으로 천차만별이다.
보조금은 정부와 지자체가 확보한 예산이 고갈되면 더 이상 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보조금 외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
전기차 선진국인 노르웨이는 전기차의 버스전용차선 진입 허용, 주차ㆍ충전요금 무료, 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네덜란드에서도 주차ㆍ충전요금 무료, 자동차세ㆍ도로세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2인 이상 동승 차량 전용차선 이용, 무료 주차 등의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센티브 혜택은 공영주차장 20~50%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서울 남산터널) 등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버스전용차선 진입 허용 등 다양한 장려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관련 부처 간 입장 차이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번호판 도입과 버스전용차선 진입 허용의 경우도 관련 부처 간 협의가 진척되지 않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객들의 구매 만족도를 높여줄 인센티브 정책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그만큼 전기차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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