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 14개월 감소…두자릿수 하락
中 수입시장 점유율 소폭 증가 '긍정적'
FTA 발효 이후 관세 6조원 절감 기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둔 작년말 대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부풀었던 기대감은 불과 몇달새 모두 사라지게 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중국이 휘청거리면서 시작된 충격이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던졌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됐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대중국 수출액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작년 2월부터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액 감소율은 작년 12월부터 16.5% 1월 21.5%, 2월 12.9%, 3월 12.2%로 4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가파르게 줄고 있다.
그러나 중국내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4%에서 올해 2월까지 10.9%로 0.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8.5%에서 8.7%로 소폭 올랐으며, 미국은 8.8%로 동일했다. 전체 수출액은 줄었지만 중국 내에서 시장점유율은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단가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동반 하락 이후 중국으로 수출이 많은 주요 품목에서 단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LCD패널(32인치) 수출 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43.5%나 감소했다. 석유제품도 단가가 38.4% 줄었으며 석유화학제품 단가는 8.4% 떨어졌다.
수출액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국 수출에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대중국 진출을 위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FTA로 중국 수출 시 매겨졌던 관세를 약 6조원 가까이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는 것으로 중국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FTA를 통해 대중 수출의 기본 형태였던 가공무역에서 최종 소비재 위주로의 무역 형태가 변화, 고부가가치 유망상품들이 중국 무역의 핵심 경쟁상품들로 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한중 FTA에 따라 중국 진출이 유망한 전략품목을 담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및 중소기업 유망품목을 공개했다.
농기계와 식품포장기계, 치과용X레이 기기, 마사지기기, 고흡성수지, 이온교환수지, 폴리페닐렌션파이드수지, 진공천소기, 전기밥솥, 과일착즙기, 안전면도날 등이 꼽혔다.
관세 14%가 붙던 안전면도날은 FTA를 통해 10년내 관세가 철폐되고, 유아용 기저귀에 쓰이는 고흡수성수지에 붙는 관세도 10년 이내로 폐지된다.
자동차와 전기 전자 고온필터에 쓰이는 폴리페닐렌션파이드수지는 FTA가 발효되는 즉시 관세가 사라졌다.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구매하는 물건인 전기밥솥을 10년 내 관세가 대부분 폐지될 예정이다.
아울러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수출은 2010년 이후 20배 이상 성장하여 2014년에는 4,460만달러에 도달했으며 지난해에도 3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 수출은 전체의 42.2%를 차지한다.
김민정 KDI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자의 해외직구가 아직 발전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소비자의 유지보다 새로운 소비자의 확보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며 "한국상품의 인터넷구매를 경험해본 중국 소비자들은 99%에 가까운 재구매 의향을 나타내고 있어 새로운 소비자에 대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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