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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춰라" VS "시장안정이 먼저"…격돌하는 면세점 업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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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특허 추가 여부 놓고 입장차 극명
현대百 "신규 특허 반대하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적" 가세

"진입장벽 낮춰라" VS "시장안정이 먼저"…격돌하는 면세점 업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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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점 제도개선안 공개 논의를 하루 앞두고 업계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은 '신규 특허'의 추가 여부로 신규 면세점들은 '절대 불가'를, 지난해 특허 획득에 실패한 업체들은 '강력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신규특허의 등장은 올해 상반기 특허 반납이 결정된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가 해당 사업장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지난해 신규 시장진입에 도전했던 현대백화점이나 이랜드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현재 면세점 수의 급증으로 명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 면세점들에게는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작년 7월 고배마신 현대百·이랜드도 가세= 지난해 7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도 신규 특허 추가에 찬성표를 던지며 힘을 보태고 있다. 15일 현대백화점은 입장 자료를 통해 현행 허가제의 신고제 전환을 주장했다. 지난해 신규 특허 획득이 불발된 이후 줄곧 면세점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현대백화점이 면세사업에 대한 재도전 의지를 밝힌 셈이다.

"진입장벽 낮춰라" VS "시장안정이 먼저"…격돌하는 면세점 업계(종합)

백화점 측은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 업체들은 면세점의 공급과잉과 브랜드 유치 곤란 등을 이유로 추가 허용을 반대하는 자사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면 개방해 면세점 간 경쟁을 촉진시켜 우수 업체들이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하고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면세시장의 진입장벽 자체를 완전 철폐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허가제를 유지하되 운영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상당수 기업에 대해 사업권을 주는 방안도 제안했다. 백화점 측은 "사업권을 추가로 주더라도 현실적으로 신규 면세점은 3~4개 이상은 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연말 사업권이 탈락된 롯데와 SK, 작년 7월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등이 진입한다고 해도 서울 시내에 면세점이 약 10개 정도 운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이라고 주장하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면세점 증가에 따른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주장했다.


백화점 측은 "서울 시내 면세점이 4~5개 가량 늘어나면 서울 시내 점포당 평균 매출이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쇼핑의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면서 "우리나라 면세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 면세점 관광산업의 지속적 발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역시 "시장 진입이 자유로운 자율경쟁 제도가 도입되면 입찰을 고려해보겠다"면서 신규 특허 추가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허 획득 실패로 오는 6월 월드타워점 문을 닫아야 하는 롯데면세점은 줄곧 신규 특허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면세점 규제완화 정책은 관광산업 및 글로벌시장의 경쟁력 강화 차원인데 이는(신규 특허 추가 반대) 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규사업자들의 반대는 경쟁력 부족의 반증이기도 하다"면서 "면세시장은 지속 성장중인데, 매출 부진과 명품브랜드 유치 난항은 그들의 역량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사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모순적 주장"이라면서 "각 면세점 유불리를 떠나 면세시장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진입장벽 낮춰라" VS "시장안정이 먼저"…격돌하는 면세점 업계(종합)


◆"지금도 브랜드 유치 어려운데…특허 추가는 공멸의 길"= HDC신라, 신세계, 한화, 두산 등 지난해 신규 특허 획득에 성공한 업체들은 거듭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신규 면세점들이 브랜드 입점 협상 등을 마치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전날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회의를 열고 면세점 특허 추가는 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 중지를 모았다. 회의에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권희석 대표는 "신규 면세점이 세팅하는 걸 봐줘야 하는데 계속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물건 못 채우는 면세점들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중국처럼 짝퉁이 섞일 수도 있다"며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계 여행사들에 수수료를 26%까지 주고 있다"며 "국제적인 수수료 14%의 2배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황용득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이 투자했다는 돈이 4000억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 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라면서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얘기만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지역상생, 중소기업 상생을 내걸고 특허를 획득했고 신규 면세점에는 2014년 이전 면세점보다 입점한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며 "우리 면세점이 잘못되면 중소기업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천우 부사장은 "현재 전문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다"며 "전문 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와야 하는데 아직 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영목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직장 잃었다고 하는데 면세점 업체수와 면적이 둘 다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창훈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면세점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그간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에서는 ▲면세점 특허기간 연장 ▲사업자 선정방식 개선 ▲신규면세점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 ▲특허수수료 인상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면세점 제도개선 TF는 지난 9월부터 기획재정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기관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문화관광연구원 등으로 으로 구성·운영돼 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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