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격정적 정사신 '연인'의 원작자, 35세 연하와…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그때그사람- 20년전 돌아간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사랑과 소설

격정적 정사신 '연인'의 원작자, 35세 연하와… 영화 '연인'에서 소녀역으로 출연한 제인 마치
AD


'그는 잠깐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소설 '연인'은 이렇게 끝이 난다. 1930년대 베트남을 배경으로 10대 프랑스 소녀와 부유한 30대 중국인 남자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1992년 개봉한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개봉 당시 제인 마치와 양가휘의 격정적인 정사신이 화제가 됐으며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뒤라스는 연상의 남자와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으로 1984년 공쿠르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실제 노년에 그의 곁을 지킨 것은 35살 연하의 연인이었다.


3일은 프랑스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타계 20주기가 되는 날이다. 뒤라스는 1914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런 경험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1943년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라스는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를 쓰며 명성을 쌓았고 1984년 노년에 '연인'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뒤라스의 당시 연인이었던 얀 앙드레아가 그의 구술을 정리해 타이핑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뒤라스는 66세인 1980년 35살 연하의 앙드레아를 만났으며 82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16년 동안 사랑을 나눴다고한다. 노년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뒤라스의 건강은 좋지 못했다. 알콜 중독으로 고생했고 1988년 이후에는 자주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격정적 정사신 '연인'의 원작자, 35세 연하와… 마르그리트 뒤라스

하지만 작품 활동은 왕성했다. 1992년에는 그의 젊은 연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얀 앙드레아 스테네르'라는 작품을 발표했고 마지막 작품으로 앙드레아와 나눈 대화와 기억, 일기 등을 모은 '이게 다예요'를 썼다. 크리스티안느 블로-라바레르는 뒤라스의 평전에 "그에게 글쓰기란 참을 수 없는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지독한 고통이다. 하지만 그에게 글쓰기는 피해갈 수 없는 유일한 길임에 틀림없다"고 썼다.


뒤라스가 존경받는 이유 중 하나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젊은 시절 국제 전쟁 포로 해방 기구에서 활동했고 이들을 위한 신문도 발행했다.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고 드골 정권에 반대하는 투쟁에도 참여했다. 1968년 프랑스 5월 혁명에도 참여했다. 이런 열정은 노년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든을 바라보는 뒤라스는 1993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암살자들이 득실거리는 신파시스트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때문에 모욕죄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은 흘렀고 뒤라스가 그토록 싫어했던 FN은 최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로 높아진 반이민, 반이슬람 정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제1당으로 부상했다. 비록 FN은 결선 투표에서 패했지만 향후 프랑스 정치권에서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러의 반대급부로 극우 세력이 득세하는 프랑스와 테러에 대한 불안을 부추겨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킨 한국의 사정은 닮아 있다. 20년 전 세상을 떠난 뒤라스가 오늘날을 본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