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시민연대, 전국 일부 지자체 대상 샘플링 조사...서무·인사 등 특정 보직 출신 비율 지나치게 높아...서울시가 특히 심해..."업무 성과 대신 줄서기·복지부동 원인...인사 시스템 바꿔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공무원들 사이에 나돌고 있는 "승진하는 보직은 따로 있다"는 속설을 실제로 입증해주는 통계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는 최근 서울 서초구 등 전국 18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급으로 승진한 전체 557명의 공무원 중 129명(23.1%)가 서무(115명ㆍ20.6%) 또는 인사(14명ㆍ2.5%) 담당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소수의 서무ㆍ인사 등 특정 보직자들이 다수의 현업 부서 공무원들에 비해 승진을 훨씬 많이 한다는 얘기다. 공무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서무 담당자는 각 부서당 1명에 불과하고, 인사 담당자도 전체 공무원 중 숫자가 극히 미미하다.
지역 별로는 특히 서울과 광주가 심했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 용산구, 송파구, 성북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성동구 등 7개 자치구를 상대로 조사해보니 승진자 230명 중 서무 출신이 80명으로 35.2%, 인사 담당 4명(1.5%)을 합치면 총 36.0%에 달했다. 이중 서초구가 34명 중 서무 17명ㆍ인사 1명 등 특정 보직 출신이 18명으로 승진 공무원의 50%를 넘었다. 이어 용산구(35명 중 14명ㆍ37%), 송파구 (34명 중 11명ㆍ29%), 성북구(41명 중 14명ㆍ34%), 서대문구(44명 중 14명ㆍ31.8%), 영등포구(14명 중 6명ㆍ42.8%), 성동구(28명 중 7명ㆍ25%)) 등으로 조사됐다.
광주의 경우 서구ㆍ남구ㆍ동구 둥 3개 지자체 승진자 총 91명 중 서무 22명(24.2%), 인사 3명(3.3%) 등 27.5%가 특정 보직 출신이었다. 서구가 32명 중 서무 7명, 인사 1명 등 25%, 남구 30명 중 서무 9명(30%), 동구 29명 중 8명(서무 6명ㆍ인사 2명, 27.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은 4개 자치구 76명 중 11명(14.5%), 경기는 광명시ㆍ수원시의 123명 중 7명(5.7%), 부산은 중구ㆍ동구의 37명 중 2명(5.4%)이 서무ㆍ인사 출신으로 나타나 특정 보직의 승진 인사 독점 현상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이사는 "서무ㆍ인사 보직 공무원들은 대주민서비스는 하지 않으면서도 평가권을 가진 간부공무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잡일에 동원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일은 안 하고 보직만 쫓아다니고, 복지부동ㆍ줄서기를 조장하는 왜곡된 인사를 바로잡는 한편 대주민서비스를 잘 하는 현업 공무원들을 우대하는 관행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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