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광명성호'는 2012년 발사된 '은하 3호'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진보한 면이 없다고 군 당국은 분석했다. 국방부는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 분석 결과'를 통해 "(탑재체의 위성궤도 진입에) 두 번 성공했기에 안정성은 나아진 것으로 보지만, 기술적 진보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 광명성호는 은하 3호와 비행궤적과 탑재중량, 사거리 등 제원이 거의 동일해 사실상 같은 발사체로 여겨진다. 아래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국방연구소(ADD) 관계자가 밝힌 일문일답.
- 탑재체 중량이 200㎏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2012년 12월 발사된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에 실린 위성의 중량은 북한에 따르면 100㎏ 정도였다. 그러나 실제 운반능력은 200∼250㎏ 정도라고 생각한다. 통상 앞부분 구조를 무겁게 하거나 해서 무게를 맞춘다. 이번(광명성호)에도 미사일 자체는 그 정도의 투사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근거는 낙하지점 위치가 동일한 것이고, 이는 모든 제원이 유사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실상 동일한 로켓이란 이야기인가.
▲ 발사체는 거의 유사하다. 두 번 성공했기에 안정성은 나아진 것으로 본다. 기술적 진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밝힌 낙하지점이 (2012년과) 비슷한 것을 보고 두 미사일의 형상이 비슷할 것으로 사전에 예측했다. 발사각도, 궤적도 비슷하거나 동일한 수준이다. 외형이 다르다면 실제 성능 이하로 발사되도록 조정했다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 높이를 50m에서 67m로 증축했기에 더 큰 로켓이 발사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쏘아 올린 로켓은 유사했다. 이유를 분석 중이다.
- 최대 사거리는.
▲ 2012년 발사 당시 국방부가 발표한 것처럼 1ㆍ2ㆍ3단 추진체를 모두 합쳐서 (탄두중량이) 500㎏일 때 1만2천㎞ 근방에 보낼 능력이 된다고 했다. 다만, 탄두 무게가 증가할 경우 사거리는 줄어들 수 있다.
- 1단 추진체가 분리 후 공중폭발한 이유는.
▲ 은하 3호의 잔해에선 1단과 2단 추진체 사이에 폭발 장치가 있었다. 궤도에서 벗어날 때 위험하니까 비상폭파시키는 용도로 봤다. 그것을 이용했는지, 별도 폭발물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군이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를 수거 분석한 것을 보고 의도적으로 폭파하지 않았을까 한다.
- 북한 위성이 원형에 가까운, 안정적 궤도를 돌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 궤도의 형태는 위성의 안정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기본적으로 완전한 원형은 어렵고, 임무의 성격에 따라 타원 궤도나 원 궤도 등을 유지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같은 위치에서 같은 각도로 촬영할 수 있느냐다.
- 북한 위성과의 교신 여부가 확인되는가.
▲ 신호와 관련해선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다만, 발사체에서 분리하면서 위성이 텀블링하거나 뒤집히기도 하는데, 이후 자세제어를 통해 안정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현재 (북한 위성의) 궤도 주기는 94.1분이고 대한민국 상공에 하루 4번 정도 오는데 어떨 때는 (교신이) 되고, 어떨 때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아울러 탑재체와 3단 추진체가 궤도를 돌고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궤도이탈이 관찰될 수 있다. 특히 3단은 점차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에서 타버릴 것이다. 위성에 추력기가 없으면 궤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실패할 수 있다. 북측이 위성 관제 노력을 할 것이다. 통상 화학 추력기로 궤도를 올리지만 지금 광명성 위성은 화학 추력기가 없다. 그 자체가 식별이 안 된다.
- 북한의 탄두 재진입 기술 실험 여부에 대한 판단은?
▲ 재진입 기술과 관련해선 북한이 확보 못 한 걸로 판단한다.
- 재진입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미사일이라고 볼 수 없지 않나.
▲ 단순한 위성 발사가 아니라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연료도 다르다. 일반적인 우주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쓴다. 거의 한달간 준비해야 하나 안정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을 사용한다. 남자에게 폐암, 여자는 불임을 유발하는 굉장히 위험한 물질이지만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하다. (적연질산을 이용한 로켓은) 유도탄으로 쓸 수 있다.
- 북한 로켓이 2012년보다 빨리 레이더망에서 사리진 이유와 이지스함 3척 중 2척만 투입된 이유는 무엇인가.
▲ 일단 2척이 참가한 이유는 한 척이 수리 중이었기 때문이다. 탐지거리 문제는 미국 측 요원도 비상소집해 오늘 오전까지 한미 공동기술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이지스 전체의 장비가 정상작동했고, 능력범위 내에서 정상탐지 추적이 됐다. 2012년에는 2단 추진체 분리 식별과 본체 추적에 실패했고, 이를 교훈 삼아 2014년 이지스 전투체계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이번에는 2단과 본체 부분의 분리를 최종확인했다. 이후 본체는 레이더 성능 범위 내에서 추적이 완료됐다. 추진체를 버리고 본체 및 탄두를 추적하게 했는데, 상대적으로 레이더 반사 면적(RCS) 값이 적어서 레이더에서 좀 더 일찍 소실된 것이다.
- 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 모의분석 결과 120초로 보고 있다. 실제 연소시간은 확인하기 힘들다.
- 국정원측은 러시아 기술ㆍ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추진체) 잔해 수거도 안 된 상황이어서 현재로선 답변드릴 수가 없다.
- 7일 제주 서남방 해역에서 수거했다는 페어링은 어떤 부품인가.
▲ 페어링은 발사체에 실린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로, 대기권 돌파 이후 공기가 없는 우주궤도에 진입하면 속도를 높이도록 벗겨진다. 수거한 페어링은 알루미늄 소재로 내열처리가 돼 있다. 반으로 쪼개져 있고 표면에는 (제작 일련번호로 보이는) 'ㅅㄱ1030303'이란 글자가 쓰여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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