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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前 코미디 영화에 자지러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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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채플린 '모던 타임즈' 개봉 80주년

80년前 코미디 영화에 자지러진 사연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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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중산모자와 윗도리 재킷에 비해 지나치게 펑퍼짐한 바지, 바지보다 시선을 끄는 크고 낡은 구두와 익살스러운 짧은 콧수염, 지팡이와 마당발 걸음.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이 구축한 그만의 이미지다. 허둥거리며 매사에 실수를 반복하고 자빠지기 일쑤인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웃음을 주지만 팍팍한 세상에 내몰려 어쩔 줄 몰라 하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연민과 동질감도 느끼게 한다. 아마도 채플린의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영화가 그의 마지막 무성영화인 '모던 타임즈'일 것이다.

5일은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가 개봉한 지 80년이 되는 날이다. 채플린은 모던 타임즈를 유성영화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말을 하면 그가 생각하는 '떠돌이'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 것 같아 무성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성영화가 등장한 지 10여년이 지난 시점에 선보인 무성영화임에도 흥행에 크게 성공했는데 이는 당시 대공황 시기 미국의 시대상과 이 영화가 비판한 자본주의의 인간 소외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화에서 채플린이 연기한 떠돌이는 한 공장에서 일하는데 빠르게 생산하는 시스템 위에서 쉬지 않고 나사를 조인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감시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생산을 하기 위해 화장실을 가는 것도 간섭을 한다. 하루 종일 나사를 조이기 때문에 그는 생산 현장을 떠나도 손을 움직이게 된다. 나사와 비슷한 것을 보면 손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탓에 여자 치마의 단추도 조이려고 달려든다. 거리에 나가 트럭에서 떨어진 붉은 깃발을 들고 뛰다가 공산주의자로 몰리기도 한다. 그러다 떠돌이는 결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녀와 함께 지평선을 향해 걸어가며 영화가 끝이 난다.

이 영화가 바라보는 지점은 분명하다. 산업사회와 물질문명에 소멸되는 인간성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품으로 전락하는 노동자의 존재, 여차하면 공산주의자로 몰아 사회와 유리시키는 권력의 속성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좌파적인 시각은 매카시 광풍이 불 때 채플린이 미국에서 추방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채플린이 일하는 공장은 성과만을 중시한다. 그는 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도 밥을 먹을 수 있는 기계의 피실험자로 이용되다 정신병원 신세를 지고 결국 해고된다. 저성과자는 쉽게 해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2016년 한국에서도 채플린이 좌충우돌 하는 모습에 담아 전하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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