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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깊은 땅 속 지하철역 지날 때 불안했던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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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 39.5%가 대피시간 기준 초과....정부·서울시·운영기관들 알면서도 '예산' 타령만...만약의 경우 치명적 인명 피해 우려

[뉴스 그 후]깊은 땅 속 지하철역 지날 때 불안했던 이유가…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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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정부나 서울시, 서울 지하철 운영기관들이 서울 시내 지하철역 10곳 중 4곳은 비상시 대피하기가 어려워 유사시 큰피 해가 우려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012년9월부터 2014년3월까지 일제 조사를 통해 각 지하철역 별 대피 시간을 측정해봤다. 이 결과 100개 역 중 34개 역이 승강장에서 외부까지 4분, 안전 구역에서 외부까지 6분으로 정해진 정부의 대피 시간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내부계단 확장ㆍ신설, 구조물 확장, 특별 피난 계단 설치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총 3700억원의 재원이 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은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서울메트로 측은 "재정 형편이 어려워 시ㆍ국비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며 구조여건ㆍ경제성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냉방ㆍ리모델링 등 역사 개선 사업이 있을 때 연계 시행하고, 구조적으로 어렵거나 사유지가 저촉되는 역사는 도시환경정비 등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관할 145개 역 중 74개(51%)는 물론 최근에 건설된 서울메트로9호선 관할 9호선 31개역 중 1개(3.2%)도 대피 시간 기준치를 넘었다.


결국 서울 시내 지하철역 총 276개 중 109개 역(39.5%)가 대피 시간이 너무 길어 화재·폭발·가스 누출 등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승객들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노선별로는 7호선이 지상에 위치한 39개역 중에서 28개역(71.8%)이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해 비상시 가장 위험했다. 다음으로 6호선이 38개역 중 21개역(55.3%), 5호선이 51개역 중 23개역(45.1%), 3호선이 32개역 중에 12개역(37.5%), 4호선이 21개역 중 7개역(33.3%) 등의 순으로 대비시간을 초과한 역사가 많았다.


시간대별로는 승강장을 벗어나는 시간이 초과되는 4~6분대가 11개역(10.1%)이었고,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 6분을 초과하는 역이 98개역(89.9%)이었다. 외부로 대피하는데 10분이 초과되는 역도 9개역이나 되었다.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대피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15분5초가 걸렸다. 다음으로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승강장에서 외부출구까지 13분, 6호선 ‘버티고개역’이 12분4초,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12분1초, 4호선 ‘사당역’이 10분40초 등의 순으로 대피시간이 오래 걸렸다.


대피시간이 초과된 원인별로는 지하철 만차시 혼잡으로 인한 대피시간 초과가 109개 역 중에서 80개역(73.4%)으로 가장 많았고, 30m이상 지하에 위치한 역이 17개역(15.6%), 승강장에게 외부출구까지 이동거리가 긴 역이 12개역(11%)이었다.


이처럼 서울 지하철역 중 상당수가 대피 시간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역들이 지하에 너무 깊숙이 위치해 있거나 정부가 미처 관련 기준을 만들지 않았을 때 설계됐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1974년부터 운행됐지만, 정부는 300여명의 인명이 희생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전후에 미국 방재협회 기준을 참고로'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 편의시설 설계 지침'을 제정해 비상시 피난 시간 기준을 정했다. 화재ㆍ폭발ㆍ가스 누출 등이 발생했을 때 중독ㆍ붕괴 등으로 인한 희생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설정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하철 운영기관들은 물론 정부·서울시까지도 이런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고, 구조적 어려움ㆍ사유지 저촉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기가 까다롭다는 등의 이유다.


안전처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의를 해봤지만 예산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는 말에 더 이상 진척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치 초과 지하철 역에서 화재ㆍ가스 누출 등이 발생할 경우 유독 가스 중독 등에 의해 큰 인명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하루 서울 시내 지하철의 평균 이용 인원은 500만명 이상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최대 수용 인원의 20% 이상이 몰려 혼잡도가 심각하다.


이에 대해 진선미 의원은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시설이라 최악의 재난 상황을 대비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해 놔야 한다"며 "어렵더라도 특별 피난 계단 설치, 계단 폭 확장, 장애물 제거, 시설 재배치 등을 통해 기준을 충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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