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서킷브레이커 도입 실패 이후 중국 증권관리위원회(증감위·CSRC)의 구조조정설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샤오강(肖鋼) 증감위 주석의 사퇴설에 이어 증감위 자체가 해체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증권가를 중심으로 샤오 주석이 최근 사퇴할 것을 권고 받았다는 소문이 나왔다. 이후 CSRC는 웨이보를 통해 "샤오 주석의 사임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샤오 주석의 임기는 2018년 말까지로 아직 2년이 더 남았다. 하지만 지난 8월 중국 증시 폭락 사태를 포함해 증시 불안이 확산될 때마다 그의 경질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샤오 주석은 지난 16일에는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급락에 대해 관리 감독에 허점이 있었다면서 시스템 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샤오 주석에 대한 비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증시 안정을 위해 그가 주도적으로 내놨던 대주주 지분매각 금지, 기업공개(IPO) 제한 등의 조치에 대한 회의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영국 금융서비스업체 IG의 앵거스 니콜슨 시장전략가는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중국 주식 매도세 확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샤오 주석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니콜슨 전략가는 그러면서 최근 시장에서는 증감위와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CBRC), 보험감독위원회(CIRC) 등 3곳을 통합해 새로운 금융시장 관리 기구를 만들 것이란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관의 책임자로는 황치판(黃奇帆) 충칭(重慶)시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각각 독립된 주체로 해당 금융사들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이들 3곳의 소통 부재와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증시를 포함한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능이 겹치는 공기업들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개혁 스타일과 과거 증시 대폭락과 같은 혼란이 거대 감독기구의 탄생으로 이어진 다른 국가들의 사례 등을 이유로 들며 중국에서 거대 관리감독 기구 탄생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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