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은퇴자들은 은퇴를 기점으로 인간관계의 중심이 직장에서 가정, 이웃으로 옮겨지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는 변화를 맞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60~74세 은퇴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은퇴리포트 24호’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은퇴 후 인간관계를 크게 부부관계, 자녀관계, 친구관계, 사회관계로 분류하고, 은퇴 후 각 관계망에서 나타나는 인간관계의 특징을 분석했다.
설문조사 결과, 은퇴자는 하루 평균 4시간 10분을 배우자와 보내며, 주로 함께 하는 활동은 TV 시청(77.6%)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시간은 하루 51분이며, 일주일 1번 함께 외출했다.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지금보다 ‘줄이고 싶다(34.9%)’는 답변이 ‘늘리고 싶다(5.9%)’보다 많았다. 다만 부부가 함께 외출하는 시간은 ‘늘리고 싶다(21.2%)’가 ‘줄이고 싶다(4.8%)’보다 5배 많았다. 이는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는 활동의 질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은퇴자는 자녀와 일주일에 2번 연락하고 한 달에 3번 왕래하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하는 활동은 외식(82.2%)이 1위를 차지했다. 은퇴자들은 손주를 돌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주가 있는 은퇴자 10명 중 1명이 일주일 3번 이상 손주를 돌보고 있었고 이들 중 33.3%는 사회활동 및 인간관계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했다. 은퇴자가 손주에게 쓰는 비용은 연 평균 56만원으로 나타났다.
친구관계는 남성은 ‘연고(72%)’, 여성은 ‘생활(69%)’ 중심으로 이뤄져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남성은 은퇴한 다음 동창, 직장, 고향 등 연고가 같은 사람을 주로 만나고, 여성은 주로 이웃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만난 사람을 친구로 두었다. 은퇴자가 마음을 터놓는 친구는 남성 4명, 여성 3명으로 엇비슷했다. 여성(주 3회)이 남성(주 2회)보다 친구와 1.5배 자주 연락하고, 2배 많은 만남(여성 주 2회, 남성 주 1회)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는 1~2개의 단체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모임 성격은 사회기여를 위한 봉사단체, 지역사회모임, 시민단체(6.2%)보다는 친목, 종교, 취미활동(80.6%) 같은 여가활동이 주를 이뤘다. 모임은 주 1회 정도 참여하고 회당 2만4000원을 지출했다. 향후 참여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친목(34.3%)이나 취미(18.8%)를 원했고, 사회기여 활동은 8.8%에 그쳤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노후에는 돈, 시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꼭 필요하다”며 “은퇴 이전부터 지역사회 활동을 강화하는 등 인간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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