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러 갔다가 쇼핑, 식사도 해결
일반 주유소 대비 판매량 30% 많아, 임대수익도 올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자동차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우리(34)씨는 집 앞에 있는 일반주유소 대신 1km 정도 떨어진 복합주유소를 애용한다. 기름을 넣을 때 주유소 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맥모닝 세트를 포장해간다. 이 씨는 "차에 기름도 넣고 아침도 해결할 수 있다"며 "회사까지 좀 돌아가지만 그래도 복합주유소가 편하다"고 말했다.
복합주유소란 주유소에 패스트푸드 업체, 편의점, 세탁소 등이 입점해 소비자들이 원스톱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주유소다. 이같은 편리함 때문에 복합주유소의 기름 판매량은 일반주유소보다 많다. 임대수익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둔다. 전국적으로 SK이노베이션 65개, GS칼텍스가 50개, 에쓰오일 4개가 운영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복합주유소의 월 평균 기름 판매량은 31만ℓ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주유소의 판매량 24만ℓ보다 30% 정도 많은 것이다. 임대 수익도 월 평균 1000만원에 달한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SK 양평주유소는 맥도널드, 피자가게, 의류매장이 입점해 있는 초대형 복합 주유소다. 복합 주유소로 변신한 후 월 평균 기름 판매량은 종전 34만ℓ에서 68만ℓ로 100% 가까이 늘었다. 임대수익도 1억원에 이른다.
지역에서는 부산 형제주유소가 대표적이다. 이곳 역시 기름 판매량이 130%(20ℓ→46ℓ) 증가했고 임대수익도 월 2400만원에 달한다. 양평 주유소를 운영하는 유평수(56)씨는 "기름만 넣고 바로 떠나는 게 아니라 쇼핑이나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오래 머물고 싶은 주유소'로 손님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에는 복합주유소 컨설팅팀이 있다. 일반주유소 운영자들이 복합주유소로 바꾸고 싶다고 문의해오면 건설, 디자인, 입점 업체 선정, 대출 등을 도와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체 64개 복합주유소 중 20%가 작년에 생겼다"며 "다양한 복합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GS칼텍스 주유소는 지난 2001년 이후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과 제휴해 오고 있다. 에쓰오일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있는 경일주유소에 세탁편의점을 입점시켰다. 서울 대전 울산 고양에도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들어선 복합주유소가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주유소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국의 주유소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복합주유소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생존 방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주유소는 전년 동기 대비 300곳이 줄어든 1만2215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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