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전동차 낡은 부품에 시민 800여명 '공포의 30분'

서울메트로, 7일 저녁 발생한 4호선 고장 사고 원인 설명회 개최..."부품 낡아 훼손돼 발생"

4호선 열차 중단 승객 대피 사진=YTN 뉴스 캡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6일 저녁 서울 지하철 4호선의 열차 운행 중단 사고는 전동차 노후화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창동차량기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전날 오후 7시23분 한성대역과 성신여대입구역 사이를 지난 4170열차의 고장 원인은 '전차선 단전'으로, 장기 사용한 고속도차단기 부품의 절연 성능이 저하되면서 파괴돼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객실 내 대피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고속도차단기 절연 파괴 때 발생한 대전류가 방송장치 배선으로 흘러들어 방송 출력증폭기의 퓨즈가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승객 800여명은 대피 안내 방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폭음과 연기 속에 불안에 떨다가 스스로 비상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고 하차한 후 탈출하는 등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매뉴얼에 따른 대피가 아니었던 탓에 조치 시간이 약 29분 지연됐고 탈출 과정에서 17명의 경상자도 발생했다. 퇴근길 승객들은 1시간 이상 발이 묶였다.

사고 차량은 1994년 3월 현대정공이 제작한 것으로 도입한 지 23년이 됐다. 노후 전동차 안전사고에 대비해 메트로에서는 정기점검을 해왔다. 사고 바로 전날인 5일에도 점검이 이뤄졌지만 사고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