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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 생체인증' 고객은 가입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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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우려 등으로 거부감
NH농협, 가입자 1000명에 불과...홍보 제대로 안돼 관심 못끌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은행에 내 몸의 정보를 어떻게 믿고 맡겨요.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도 바꾸기 힘든데, 생체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바꾸지도 못하잖아요. 어떻게 악용될 지 불안해요."-임 모 씨(26·여)

은행들이 새해 첫 격돌지로 떠오른 지문, 홍채, 정맥 등을 이용한 생체인증 금융거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객들은 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어 확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19일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인증만으로 로그인과 예ㆍ적금 가입이 가능한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가 넘었지만 가입자는 아직 1000여명에 불과하다. 비대면 본인인증 서비스의 효율성과 편리함이 강조됐지만 결과는 그에 못 미친 것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문인식이 특정 품목에서만 가능하고, 아직 홍보가 덜 된 탓에 가입자가 많진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신한은행도 생체정보 활용 인증서비스를 도입했다.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해 무인 스마트 점포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시연회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바이오인증을 할 정도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한 달 만인 12월 말 바이오 정보 등록자는 2000명 정도였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달 말까지 각각 지문과 홍채를 이용한 생체인증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는 생체인증 시스템이 이처럼 고객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문, 홍채, 손바닥 정맥지도 등 생체인증을 위해 필요한 정보는 바꿀 수가 없어 한번 유출되면 기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보다 피해가 더 심각하다. 이에 금융권의 정보 보안에 불안함을 갖는 고객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10여년 전에도 한차례 발생했었다. 지난 2003년 우리은행이 자동 현금인출기(ATM)에 지문인식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고객들이 정보 등록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스템 유지비용은 큰 데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객들이 생체인증 보안 체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과도하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생체인식이라도 모든 정보를 다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생체의 일부 특징만을 저장하도록 돼 있어 유출된다 하더라도 모든 것이 알려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보안 원리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하는데 내용이 딱딱하다보니 홍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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