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일요일 탈당·신당 기조 발표…文, 표창원·김병관 영입 공개 '맞불'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사분오열 된 야권에서 '일요일 대전(大戰)'이 한창이다. 한 주의 이슈를 장악, 소용돌이 치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특히 야권의 대표주자인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신당 측은 연이어 탈당ㆍ신당카드와 인재영입 카드를 내며 공수를 거듭하고 있다.
새해 벽두 일요일 대전의 포문을 연 것은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야당 내 비주류 '투 톱'이었던 김 전 대표는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 등을 겨냥해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서 뻔한 패배를 기다릴 수는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탈당시기를 연초이자 일요일인 3일로 정한 데 대해서는 "마침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이처럼 '탈당'이라는 중대한 정치판단을 일요일에 결행한 것은 한 주의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일요일의 남자'로 불리는 안 의원은 일요일인 지난해 12월13일과 27일 탈당과 신당의 기조를 발표했다. 안 의원과 행보를 같이 하고 있는 3선 중진 김동철 무소속 의원도 일요일인 20일 탈당했다.
더민주와 문 대표 측도 '일요일 정치'에 반격태세를 갖췄다. 안 의원이 신당의 기조를 밝힌 지난 27일 문 대표는 표창원(50)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을 영입했다. TV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표 소장은 이날 신당 기조를 제치고 주요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수위권을 차지했다.
김 전 대표가 탈당한 3일에도 역공은 계속됐다. 이날 더민주는 벤처업계에서 성공을 거둔 김병관(43) 웹젠 이사회 의장을 영입했다. "청년에게 노오력해봤나를 물어선 안된다"는 김 의장의 입당의 변은 이날 내내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노오력'은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로 사회가 혼란하니 노력 가지고는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특히 김 의장은 탈당한 유성엽 의원과 같은 전북 정읍 출신이어서, 격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야권의 일요일 공방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안 의원은 일요일인 오는 10일 신당의 첫 걸음인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한다. 창준위 발족을 전후로 주승용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도 예고돼 있다. 문 대표 측과 더민주도 인재영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