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독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 그렇다면 베이징에서 바깥이 아닌 실내에 머무는 것은 스모그로부터 안전할까.
미국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최근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랑라살(JLL)의 중국 지사와 실내 환경 컨설팅 회사(Pure Living)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베이징 실내 공기질이 실외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소재 사무실 90%의 실내 공기질은 바깥 공기만큼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사실 전체의 4분의1은 외부보다 실내 사무실의 공기질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JLL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베이징에 있는 160개 빌딩을 심층 조사했다. 각 빌딩에서 야외를 비롯해 엘리베이터가 위치한 로비, 사무실 복도, 계단과 화장실 등 5개 지점에서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오염도가 높은 장소는 계단과 화장실이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내 흡연이 금지된 빌딩에서 담배를 피우려는 사람들이 이 장소로 몰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대기질이 최악 수준이었던 빌딩의 12%는 친환경 건물 인증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를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돈을 들여 친환경 건물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공기질이 더 좋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베이징 사무용 빌딩 매매 시장에서는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갖췄는 지 여부가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대표 부동산 기업인 '소호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 회장은 지난 달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맹세한다. 실내외 공기가 얼만큼 오염됐든 상관 없이, 우리는 초미세먼지(PM 2.5) 농도의 국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WSJ은 평균 수준 이상의 좋은 공기질을 갖춘 곳에서 일할 수록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를 덧붙였다. 만약 회사가 공기질 개선에 힘쓰려 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집에서 일해도 될 지 따져 물을 시점이라고 WSJ은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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