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 '스타트업'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 애플도 처음에는 차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었다. 구글, 페이스북 등도 다를 바 없다. 이들은 인터넷 세상을 모바일로 확장시키며 인류의 삶 자체를 바꿔 놓았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역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오늘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무장하고 도전에 나서는 것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업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공유경제, 핀테크(금융+기술), 가상현실, 온라인 쇼핑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자라날 것이다. 어떤 스타트업이 긁지 않은 복권일까.
◆우버, 세계에서 제일 비싼 스타트업=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창업 5년 만에 기업가치가 680억달러(약 79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107년 전통의 제너럴모터스(GM)를 제쳤다. 전통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를 대체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우버가 전 세계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몸값은 더욱 불어날 여지도 있다.
각국이 규제를 내세워 우버 서비스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우버 서비스는 60개국 300개 도시에서 영업하며 계속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안전과 노동자 지위 등 여러 가지 논란도 우버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버와 유사한 차량공유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했다. 중국의 '디디콰이디', 인도의 '올라', 한국의 '카카오택시' 등이 그것이다.
우버는 택시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산업 전반을 바꿔 놓을 전망이다. 버스와 유사한 '스마트 루트' 서비스를 개시했고, 페이스북에서도 우버 택시를 부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무인차 개발에도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 중이다. 머지않아 운전기사 없이 무인 우버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차량공유 서비스가 가져다 줄 새로운 미래다.
◆다장, 무인기 시대의 총아= 국제무인기협회(AUVSI)는 무인항공기(드론)가 곡물 작황 조사, 대기오염 연구에서부터 석유 탐사 및 인터넷 보급까지 온갖 부문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윈터그린은 2021년 민간용 드론 매출이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 연방항공청(FAA)이 드론 규제안을 시행한 것도 드론 시대의 비상을 이끌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다장촹신커지(大疆創新科技·DJI)'는 이처럼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드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홍콩과학기술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왕타오(汪滔)가 2006년 200만위안(약 3억5190만원)으로 출범시킨 다장은 '팬텀' 시리즈 드론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세계 드론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자랑하는 다장의 제품 가운데 70~80%는 구미로 수출된다. 지난 4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로 매출은 2010년 300만위안에서 현재 28억위안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930년대 보잉이 상용 항공기시장을 주도했듯 오늘날 다장이 민간용 드론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했을 정도다.
◆에어비앤비, 집의 개념을 바꾸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소유의 종말'을 통해 전통적 사유재산에 기초한 '소유'의 개념이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공유와 참여'로 뒤바뀔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바로 리프킨의 예언이 고스란히 적중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 미국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집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남는 공간을 빌려준다는 개념이었다.
창업 첫해 에어비앤비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참석하려고 미국 전역으로부터 덴버로 몰린 8만명의 숙소를 해결하면서 숙박시설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5월에는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자신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참석자들에게 에어비앤비 이용을 권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 190여개국 3만4000여개 도시의 숙소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로 제공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휴가철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체결된 숙박 건수는 1700만건에 이른다.
이 같은 '돌풍'에 에어비앤비는 힐튼이나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업체를 위협할 정
도로 성장했다. 2015년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약 255억달러로 하얏트(약 85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딜리버리 히어로, 배달로 세계를 정복하다= 독일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리 히어로'는 한국인들에게도 생소하지 않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창업 1년 만인 2012년에 우리나라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설립했고 지난해(2015년)에는 경쟁 앱 배달통을 인수하며 이름을 알렸다. 유럽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유명 배달 앱들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아시아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가 31억달러(약 3조6400억원)에 이를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창업 이후 유치한 투자금은 10억달러가 넘는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 34개국에서 20만개 이상의 식당들과 협력하면서 매달 1200만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넥스트웹(TNW)은 딜리버리 히어로를 '2015년 독일 최고의 스타트업'으로 선정했다.
딜리버리 히어로의 창업자이자 CEO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는 스웨덴 최고 명문대 스웨덴왕립공과대학(KTH)에서 산업공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뒤 1990년대부터 크고 작은 스타트업들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음식 배달과 모바일이 결합한 배달 앱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고 딜리버리 히어로를 설립해 초창기부터 거액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현지 업체들 인수를 통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터키 최대 배달 앱 '예멕세페티'를 사들였고 카타르 배달 앱 '탈라바트'를 인수해 중동에도 진출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올해로 예상되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공개(IPO)에 주목하고 있다.
◆웰스프론트, 돈은 로봇이 굴린다= '웰스프론트'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처음으로 대중화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웰스프론트는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영해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회사에 어떻게 돈을 맡길까 싶지만 창업 이후 3년 만에 웰스프론트의 관리 자산은 2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만 관리 자산이 10억달러나 불어났다.
비결은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합리적인 비용에 맞춰준다는 데 있다. 웰스프론트 이용 고객은 개인용컴퓨터(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투자금을 입금하고 원하는 수익률과 투자 기간 등 투자 정보를 입력한다. 이후 웰스프론트는 고객 정보에 입각한 투자 활동에 들어간다.
사람이 운용하는 서비스에 비해 비용이 낮다는 게 웰스프론트의 장점이다. 1년간 자문료로 1만달러 이상 자산의 0.25%만 받는다. 다른 금융투자회사가 자산의 1%를 수수료로 챙기는 것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또 절세 상품을 통해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저명한 투자 석학인 버톤 말킬 박사를 투자관리 수장으로 임명하는 등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 것도 고객을 늘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 회사를 지난해 가장 주목해야 할 스타트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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