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제품 열풍, 지속 전망…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 윈윈
국내 대형마트 PB 판매 비중 5~10% 불과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PB매출 비중 50% 달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자체브랜드(PB)제품 전성시대라 할 정도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PB 열풍이 거세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부터 편의점들은 올해 불황 속에서도 PB 제품들은 약진을 거듭했다. 편의점의 경우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개돋힌 듯 팔렸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PB상품은 1960년대 신세계 백화점의 와이셔츠가 최초였다. 대형마트 중에서는1997년 이마트가 PB우유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후 단순히 가성비 좋은 질 낮은 제품으로만 인식돼 오면서 국내에서는 그 존재감이 미미했다.
국내 대형마트 3사의 PB 상품 비중은 20% 수준으로 유통업체가 실제 제조과정에 관여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PB상품 판매비중은 5~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는 영국, 미국 등의 유통 선진국 대형마트, 슈퍼 등이 평균 50% 수준의 PB매출 비중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그 발달 정도가 매우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영국의 막스 앤 스펜서 PB매출 비중은 100%에 달하고 초저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 독일 알디(Aldi) 역시 90%이상의 매출이 PB상품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국가별로 비교했을 때도 한국은 5% 수준에 불과한 반면 영국 44%, 프랑스 28%, 미국은 18%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유통시장에서 PB상품의 발달 수준은 아직 초기 수준이나 작년부터 이마트가 피코크라는 PB브랜드 론칭과 최근 노브랜드 출시 등으로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PB브랜드가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가격이 비교적 높으면서 높은 질에 초점을 맞춘 식료품 전문 브랜드 피코크와 노브랜드라는 초저가형 PB브랜드를 통해 양극화 PB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 슈퍼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우 노브랜드의 판매 채널로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초저가 디스카운트스토어로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의 경우 단일 PB브랜드인 커클랜드의 매출 비중은 20%수준인데 반면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전체 코스트코 가치의 80%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PB브랜드는 그 인지도 확대에 따라 절대적인 매출액 수준 이상으로 향후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PB제품 확대는 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트렌드"라며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비용구조가 개선되고 빠른 점포 테스트를 통해 시행착오의 우려가 감소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제품의 원가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매출총이익률(GP) 마진 개선 효과가 있고 물류비와 인건비 등도 절감 가능하다"며 "평균적으로 제조업체 브랜드(NB) 제품 대비 4~6%p의 마진 개선 효과가 있고 특히 식료품 부문의 PB제품은 8~10%p까지도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통업체들의 PB제품 매출 확대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PB제품은 유독 영국에서 발달됐다. 소비자들의 실용정신, 합리적으로 가격을 정하려는 기업의 노력, 전통적으로 도매상을 배제하려는 소매상들의 인식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예측해 가격을 정했고 결국 제조업체 입장에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가격 결정아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느끼는 제품의 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했다"며 "이러한 개념이 극대화된 것이 PB상품"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마트 3사의경우에도 PB상품은 NB 상품 대비 평균 24~29% 저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PB제품의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10%를 넘어서면서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마트의 PB제품 비중은 작년 8%에서 올해 12%로 증가하면서 향후 비중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PB제품 비중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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