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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행정개혁' 실험에 나선 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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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구청(區廳)이 사라진다. 인구 85만여명의 경기 부천시의 얘기다. 시는 내년 7월에 '일반구(區)' 3곳을 없애고 '책임동(洞)'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36개 동을 유지하되 2~5개 동을 묶어 인구 7만~10만명을 담당하는 책임동(행정복지센터) 10곳을 운영한다.


이렇게되면 행정구조가 지금의 시청-구청-동 주민센터의 3단계에서 시청-동 주민센터 2단계로 축소된다. 일반구 폐지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부천시가 처음이다. 일각에선 "이런 것이 공공개혁"이라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비용·저효율 행정구조에서 지자체 인건비 등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되 주민 밀착 행정서비스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일반구는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기초단체)에 설치되는 행정구역으로 주민이 직접 구청장을 뽑는 특별시·광역시 산하 자치구와는 다르다. 구청장을 시장이 임명하고 자치권도 없다. 일반구는 시청이라는 큰 조직의 일부가 별도 떼어진 듯한 성격이 짙고, 시와 동 주민자치센터에 끼여 역할이 애매해지다보니 공무원들이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면도 있다. 이 때문에 업무 중복과 비효율성이 줄곧 지적돼왔다.


부천시만해도 전체 면적이 53㎢에 불과해 차로 30분이면 시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을 정도 규모의 도시다. 이런 기초자치단체에 행정기관은 시청, 구청 3곳, 동 주민센터 36곳이 있다. 규모가 적은 도시에 이같은 옥상옥 구조의 행정체계는 주민들만 피곤하게 만든다.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집 근처 동 주민센터가 아닌 구청을 가야하고, 민원처리 시간도 구청-시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더 길어진다.

실제로 부천시가 구청을 폐지한다고 가정한 뒤 복지업무를 시범적으로 처리해보니 평균 14일 걸리던 복지민원이 4~5일로 단축됐다. 말로만 외치던 '원스톱 행정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이다. 일반구 폐지는 동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령 긴급복지 지원이 필요한 경우 기존에는 각 동에서 복지수급자를 조사하면 구청- 시청을 거쳐 다시 동으로 내려오는 단계를 거쳐야하지만 앞으로는 책임동에서 즉각 처리할 수 있다.


부천시는 일반구가 폐지되면 인건비·기관운영비 등 구청 유지비로 연간 40억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없어지는 구청사를 노인복지관, 도서관 등으로 활용해 부족했던 주민문화·복지공간을 확충할 수도 있다. 도서관 1개를 짓는데 400억원, 복지관 300억원을 감안할 때 구청 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1곳당 1000억원 이상의 효용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법하다.


전국 지자체 인건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부천시의 일반구 폐지는 이처럼 몸집만 거대해지는 행정기관을 어떻게 개혁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던져주고 있다. 복잡한 행정구조를 축소하는 것은 곧 주민밀착 행정을 실현하는 것이어서 감히 '개혁'이라고까지 말 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가 현장 행정서비스 책임을 강화하고자 지난 1월부터 '책임읍·면·동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부천시를 필두로 일반구(35곳)가 있는 전국 12개 지자체가 어떤식으로 '행정개혁'을 추진해나갈 지 지켜볼 일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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