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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중국의 위안화 SDR편입과 50년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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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기반 통화에 편입기로 결정했다. 정식 편입은 내년 10월부터지만 위안화는 이제 국제 기축통화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위안화는 세계 3대 통화의 지위를 당당히 꿰찼다. IMF는 위안화의 SDR 바스켓 비율을 10.92%로 책정했다. 미국 달러화(41.73%), 유로화(30.93%) 다음이다. 처음부터 일본 엔화(8.33%)와 영국 파운드화(8.09%)를 밀어냈다.

사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그리 놀랄 뉴스가 아니다. 미국 월가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권에선 이미 충분히 예상을 해왔던 터다. 지난달 12일 미한인상공회의소(코참) 주최로 미국 뉴저지에서 열렸던 경제 세미나에 나온 연사들도 모두 위안화의 무난한 SDR 편입을 예상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피터 황 투자담당 부사장은 "중국이 이번엔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작 기자의 귀를 잡아당긴 것은 그의 다음 말이었다. 황 부사장은 "중국 정부 참 대단하고 무섭습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고는 "중국 경제전문가들을 만나 보면 중국 정부가 50년 계획 속에서 이 문제를 준비해 왔다고 귀띔해 준다"고 소개했다.

지난 8월 중국이 전격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것도 올해 말 기필코 기축통화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논리 선상에선 이번 SDR 편입도 중국이 세웠을 50년 계획의 대미(大尾)가 아니다. 미국이 쥐락펴락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려는 큰 그림의 일부라는 추측은 그리 어렵지 않게 나온다. 그 같은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선 미국 달러화가 지닌 기축통화로서의 압도적 지위를 무너뜨리고 위안화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필수다.


황 부사장은 "중국이 최근 세계 최대 금 수입국이 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덧붙였다. 브레튼우즈 체제의 금본위제는 붕괴됐어도 여전히 그 나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이 기축통화의 힘의 원천이란 해설을 곁들여서다.


물론 아직 위안화는 달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미국은 금 보유량도 여전히 세계 1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SDR편입으로 앞으로 5년 후 각국 중앙은행의 위안화 보유 비율이 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문제는 5년 후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또 다른 50년의 계획을 세워서라도 미국 달러화의 아성을 포위하고 도전해 갈 전략을 준비하고 추진해 갈 공산이 크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불현듯 한국 경제의 미래가 불안해진다. 우리의 경제 사령탑들이 한국 경제의 50년은 고사하고 향후 10년이라도 내다보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우려되서다. 그보단 집권세력의 '선거 필승' 압박과 정책 당국자들의 보신이 어우러져 단발성 경제 구호만 현란하게 남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중국의 SDR 편입을 그저 구경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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