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도심의 노후 주택지를 민간 개발자가 임차해 준공공임대주택을 짓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정비사업이 도입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제시한 방안인데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서울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의 김옥연ㆍ권혁삼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국도시설계학회지에 게재한 '소단위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내 임대주택 확보 방안 연구'에서 "도심 내 임대주택을 확충하기 위해서 기존 노후 주택을 철거한 후 소규모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소단위 정비사업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사업 시행자는 신규 부지 확보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토지 소유자는 신규 주택을 제공받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단위 정비사업은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면적 1만㎡ 이하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부지를 매입 혹은 임차 후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짓는 사업 등이 모두 포함된다.
현재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은 분양을 전제로 일부 미분양에 대해 지자체가 매입해 공공임대로 활용하는데 반해 이번 연구는 애초부터 임대를 목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경기 안양의 한 노후 불량 주거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성을 분석했다. 3700㎡의 소규모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8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관리처분과 민간토지 임차 방식, 사업주체 등을 기준으로 각각 사업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민간 토지 임차형 준공공임대주택 모델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토지를 저렴하게 임차하는 조건으로 주민들에게 주택을 우선 제공하고, 정부 지원을 받아 나머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용적률 250%로 7층짜리 공동주택을 지으면 주민 분양 주택 88가구 외에 준공공임대주택 76가구를 지을 수 있다. 주변 시세를 감안한 45㎡ 기준 임대주택의 보증금은 6600만원, 월 임대료 43만7000원 수준이다. 연간 임대수익률은 4.13%로 추산됐다. 민간토지임차형 행복주택 방식의 경우 수익률이 1.81%로 낮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들은 "지속가능한 도심 내 임대주택 확충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공공 주도 토지 매입 방식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존 노후주택 부지의 다양한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8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며 그 중 2만가구를 민간에서 채우려는 서울시도 이같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임대주택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찾고 있다"면서 "소단위 정비사업을 통한 임대주택 확보 역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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