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K뱅크 차별화 전략 내놔…은행과의 헤게모니 싸움 예고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강구귀 기자, 조은임 기자] '점포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무한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운 카카오컨소시엄(카카오뱅크)과 KT컨소시엄(K뱅크)은 전통적인 은행과의 치열한 헤게모니 싸움을 예고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30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사업 설명회를 갖고 내년 상반기 시작하는 인터넷은행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과 김인회 KT 전무는 "기존 시중은행과는 다른 혁신으로 금융 판도를 바꿔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컨소시엄은 전날(2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인가 사업권을 획득했다. 은행업 허가를 받은 것은 23년만의 일이다.
카카오뱅크가 이날 강조한 서비스는 '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다. 예ㆍ적금 이자를 카카오택시 요금이나 카카오게임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은 매월 카카오톡으로 이자 현황을 보고 받고,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만 하면 된다.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금융비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금융봇'으로 명명된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예산관리와 함께 투자현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앱투앱결제 서비스를 통해 해외 이체ㆍ송금 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이자 대신 콘텐츠를 이용 할 수 있는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의 제휴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뱅크는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대출이자 10%대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금융권 평균 4.9%, 2금융권 평균 21.2% 사이에 있는 20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대출 형태는 개인대출, 개인사업자대출, 사전한도간편심사 소액대출로 이뤄진다. K뱅크도 이자를 KT뮤직 '지니'의 음원을 구매하거나 IPTV의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ㆍ데이터로도 쓸 수 있다.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도 이뤄진다. 스타트업이 K뱅크에 투자 프로젝트를 등록하고, 증권을 발행하면 K뱅크를 통해 일반대중이 증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한다. K뱅크는 스타트업의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걸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김인회 KT 전무는 "빅데이트를 활용해 중금리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컨소시엄은 오프라인 편의성도 높였다. KT컨소시엄은 GS리테일의 GS25 편의점과 KT 공중전화박스를, 카카오컨소시엄은 우체국을 고객과의 접점으로 활용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으로 시중은행들도 분주해졌다. 신한은행은 내달 2일 모바일뱅크인 써니뱅크를 출시하고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KEB하나은행은 내달 중 원큐뱅크를 선보이고 중금리대출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핀테크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다만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 서비스가 잘 갖춰진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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