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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용후핵연료와 경주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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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용후핵연료와 경주 선언문 김규태 동국대 원자력ㆍ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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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을 비롯한 9개국에서 온 사용후핵연료 전담기관 전문가들이 경주에 모였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는 대부분의 국가들로서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경주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경주 컨센서스는 주요 당사국들 간에 사용후핵연료 관리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 의미 있는 자리라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동 중인 24기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매년 약 700곘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은 저장용량 대비 70% 넘게 차 있고, 발전소별로 조밀저장대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포화가 예상돼 더 이상 처분시설 마련을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그동안 사용후핵연료 이슈는 일반 국민들을 비롯해 원자력, 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으며, 정부는 이를 토대로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을 수립 중이다.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사용후핵연료 최종처분과 관련한 원칙 및 로드맵을 제시했다면, 경주 선언문은 사용후핵연료의 안전 관리를 위한 원칙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제시한 측면이 크다.


우선, 이번 경주 컨센서스에서는 사용후핵연료의 중간저장 시설이 IAEA의 안전 원칙인 '방사성폐기물 관리 원칙'에 따라 빈틈없는 감시와 엄격한 규제로 안전하게 관리돼야 함을 확인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에는 유능한 인적 자원의 확보가 핵심 요소인 만큼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기술자 및 과학자 육성이 시급하다고 논의됐다. 소통을 통해 기술과 지식, 정보와 경험이 국제적으로 공유돼야 하는 동시에, 대중에게도 전달돼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점도 경주 컨센서스는 강조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과 경주 컨센서스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전문가 육성'과 '투명한 과정을 통한 신뢰 형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방식은 각국의 사회적 환경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 원칙하에 우리 실정에 맞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문가 영역'이 존중돼야 하고 명확한 법규와 제도를 바탕으로 한 투명한 소통이 병행돼야만 국민이 갖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는 이미 2003년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 부지를 추진하면서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한 바 있다.


명확한 원칙과 투명한 소통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이 미흡했다. 명확한 원칙과 투명한 소통이 없다면 정치적 요소가 개입될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또다시 10년을 허비할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사용후핵연료의 정책 목표는 '처분'이며 원자력 사업의 찬반 이슈와 분리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원전을 운영,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전담할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분리된 이유이기도 하다.


사용후핵연료 이슈는 우리나라가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미지의 영역'이다.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정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40년 전 처음 원전을 건설했을 때의 초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용후핵연료 이슈를 풀기 위한 출발선에 서 있다.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와 '투명한 절차 및 소통'이 담보된다면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규태 동국대 원자력ㆍ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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