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 창업 여건 나쁘다 '85.7%'
50대 이후 남성이 창업에 관심 많아
경기침체 지속 걸림돌 인식…생계형에 몰리면 자영업 구조조정만 악화 시킬 우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우리나라 창업 여건이 매우 나쁜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침체 지속이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생계형 창업에 몰릴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인 영세자영업에서의 경쟁을 심화시켜 '자영업 구조조정'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렬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이 25일 발간한 '창업 관련 국민의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에 관심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전체의 39.4%로서 2년 전(2013년)의 44.4%에 비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혀 관심 없다'는 강한 부정의 응답률은 2013년 25.9%에서 2015년 37.7%로 크게 증가, 창업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여전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고, 성별로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직업별로는 자영업 종사자가, 전공별로는 이공계열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창업의 여건은 '나쁜 편'이라는 응답이 85.7%로 매우 높았다. 우리나라의 창업 여건은 '매우 나쁜 편'이라는 응답이 46.9%로 가장 높았고, '약간 나쁜 편'이 38.8%로서 둘을 합한 응답률이 85.7%에 달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창업의 여건이 열악한 이유는 '경기침체 지속'(59.2%)과 같은 외부 환경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정부지원 미흡'(13.4%) 때문이라는 의견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기침체 지속'이라는 응답이 59.2%로 가장 많았고, '정부지원 미흡'은 13.4%에 불과했다.
자녀의 창업에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전체의 52.6%에 달하지만,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62.1%에 달해 '창업의 DNA'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창업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자녀 창업에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62.2%에 달하지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자녀 창업에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37.9%로 크게 떨어져, 두 그룹 간의 격차가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창업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나이가 들어도 오래 일할 수 있기 때문'으로 밝혀져 '고용의 불안정성'이 심각함을 반영했다. 특히 '40대'와 '50대 이상'의 경우 나이가 많아도 오래 일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 실장은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주는 컨설팅'과 같은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경우 '창업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구체화'시키는 방안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 창업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경험이 많은 멘토와의 연결 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또 '어떤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싶은지' 물어본 결과, '음식ㆍ숙박업'(27.3%)
과 '도소매업'(26.1%)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생계형 창업에 몰릴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인 영세자영업에서의 경쟁을 심화시켜 '자영업 구조조정'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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